"장차 유격수 해야한다".
KIA 타이거즈 2년차 내야수 김도영(20)의 포지션은 팬들의 궁금사항이다. 현재 3루를 맡고 있지만 유격수가 더 적합한 포지션이 아니냐는 것이다.
작년 입단 이후 유격수로 가끔 나서기는 했지만 일회성이었다. 주전 박찬호가 버티고 있어 넘보기 힘든 포지션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주전 3루수로 기용했다. 올해도 부상에서 복귀해 3루수로 나서고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있고, 강견은 아니지만 송구능력도 안정감이 있어 유격수 기용에는 무리는 없다. 장타력과 기동력 등 워낙 출중한 공격능력을 보유해 유격수를 맡는다면 이종범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도 있다.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궁극적인 모습이다. 김종국 감독도 "도영이가 장차 유격수를 맡아야 할 것이다"며 유격수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도영 유격수로 나서면 박찬호는 2루수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다만,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2루수 김선빈의 존재도 있다. 도영이가 유격수를 맡으면 찬호를 2루로 기용해야 하는데 선빈이가 갈 곳이 없다. 좀 더 시간이 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3루수로 기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 감독은 "박찬호의 유격수 수비력이 아직은 도영이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박찬호가 장타력을 갖춘 코너 내야수가 아닌데다 수비력이 아깝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코너 야수는 강타자가 맡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내심 변우혁을 장차 3루수로 기용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인다. 1루수는 황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1루를 맡는 최원준은 임시직이다. 외야로 돌아가야 한다.
박찬호는 2020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오고 있다. 때로는 눈에 확 띠는 울화통 실책으로 눈총도 받고 있지만 김 감독은 주전 유격수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타격도 2022시즌 풀타임 2할7푼2리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올해도 2할7푼2리를 기록중이다. 다만 출루율이 3할1푼2리에 그치는 등 여전히 공격 측면에서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KIA 유격수는 박찬호와 김도영의 흥미로운 장기 경쟁 포지션이다. 김도영은 수비력을 키워 유격수 접수에 도전하고, 박찬호도 텃밭을 지키겠다는 강한 생존의식으로 맞설 것이다.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는 아직은 모른다. 다만, 경쟁은 기량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