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생존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 2장을 모두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전후로 소진하면서 후반기 대반전을 노린다. 하지만 간신히 생존한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반등 없이는 외국인 선수 교체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롯데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찰리 반즈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롯데는 전반기 막판과 올스타 휴식기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썼다. 전반기 막판 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38승39패)이 무너지고 중하위권 팀들의 추격을 받고 있던 롯데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무릎 부상에서 허덕이던 외야수 잭 렉스를 퇴출했고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구드럼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팀에 합류해서 훈련했고 후반기 시작부터 첫 선을 보인다. 그리고 2020년 탈삼진왕(205개)을 차지했고 지난해 대체선수로도 활약하는 등 롯데에서 32승을 거둔 댄 스트레일리와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애런 윌커슨을 데려왔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교체 승부수였다. 가을야구를 위해 구단도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였고 후반기에 제대로 달려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는 구단의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들과 합을 맙춰야 하는 반즈도 함께 반등을 해야 외국인 선수 교체가 의미있을 수 있다.
사실 생존했다고는 하지만 스트레일리 대신 퇴출이 됐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반즈의 전반기였다. 16경기 5승6패 평균자책점 4.57(82⅔이닝 42자책점)에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1.40의 성적이었다. 전반기 최종전 13일 NC전 1⅓이닝 6실점의 참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성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좌승사자’의 면모를 되찾아야 한다. 롯데의 가장 최근 가을야구 진출 시즌이던 2017년, ‘원조’ 좌승사자인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의 후반기 대약진을 재현해주기를 바라야 한다. 2017년에도 롯데는 현재와 상황이 비슷했다. 전반기 41승44패1무로 5할 승률에 못 미쳤고 레일리 역시 17경기 6승7패 평균자책점 4.67(98⅓이닝 51자책점) WHIP 1.43의 성적에 그치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모두 레일리의 파트너 교체에 소진했다. 개인사로 시즌 전에 퇴단한 파커 마켈을 대신해 대만에서 닉 애디튼을 데려왔고 애디튼도 함량 미달이자 결국 조쉬 린드블럼을 대체 선수로 다시 데려왔다. 교체 카드 2장을 쓴 시점도 후반기로 비슷했다.
그리고 레일리는 외국인 선수 교체 승부수에 부응하는 대반등으로 팀의 후반기 대약진과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레일리는 후반기 13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83(89이닝 28자책점) WHIP 1.15 퀄리티스타트 11회의 초특급 성적으로 정규시즌 3위 진격을 진두지휘했다.
2017년 레일리처럼 반즈 역시도 후반기 반등하고 새 외국인 선수들이 빠르게 한국 무대에 연착륙하면서 롯데의 가을야구 행보는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반즈는 지난해 전반기 20경기 9승6패 평균자책점 2.74(123⅔이닝 38자책점)의 성적을 남겼지만 후반기에는 11경기 3승6패 평균자책점 5.40(61⅔이닝 37자책점)으로 방전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외국인 선수 농사가 한 해를 좌우하는 KBO리그 상황에서 롯데의 교체 승부수가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1선발로 재신임을 얻은 반즈가 후반기 대반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