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개되는 KBO리그 후반기 첫 경기 중 눈길이 가는 곳이 대전 NC-한화전이다. 양 팀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딛고 돌아온 선수들의 복귀전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 하주석(29)과 NC 박건우(33)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 11월 대전 마무리캠프 기간 음주운전 적발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하주석은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 1군에 등록됐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공개 사과에 나선 하주석은 “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실망하신 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정말 뼈저리게 반성했고, 다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모습을,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면서 살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포함 2경기가 비로 열리지 않았고, 12일 LG전에선 선발 제외 후 벤치에서 대기하다 끝났다. 당분간 대수비, 대타로 활용될 예정이지만 계속 벤치에 앉혀둘 순 없다. 복귀 첫 타석에 들어서면 대전 홈팬들 앞에서 다시 사과하며 속죄를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부상이나 부진도 아닌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궁금증을 낳은 박건우는 이른바 ‘워크에식’ 논란으로 달갑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일 수원 KT전에서 경기 도중 교체를 요청했는데 팀워크를 저해한 것으로 판단한 강인권 NC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했다.
강인권 감독은 “고참으로서 실력뿐만 아니라 또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 부분에서 박건우에게 아쉬움이 컸다”며 박건우가 베테랑으로서 성숙해지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지난 7일 강 감독과 박건우가 만남을 가졌다. 15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박건우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1루 베이스코치로 있던 강 감독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공손하게 보호 장비를 전달하면서 해빙 무드가 형성됐다. 그 뒤 1군 선수단에 합류하며 후반기 준비에 들어갔다. 21일 한화전에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들이다. 하주석은 한때 팀 내 대체 불가 유격수로 평가됐다. FA로 재영입된 오선진에 이어 이도윤이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공수주에서 하주석이 더 큰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 6년 총액 100억원에 FA 영입된 박건우는 7년 연속 3할 타율로 정상급 컨택 능력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 없다.
두 선수의 복귀로 팀들도 큰 힘을 받게 됐다. 5월 이후 3위(28승23패3무 승률 .549)로 반등한 한화는 5위 롯데에 2.5경기차 8위로 포스트시즌 사정권이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3강에서 4위로 내려온 NC도 5강 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진심 어린 반성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낸 하주석과 용서를 받은 박건우가 후반기 속죄의 활약으로 5강 레이스를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