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무려 33년 만에 7월 이후 지구 꼴찌로 추락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맞은 동점 홈런이 뼈아팠다.
양키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결승점은 10회 끝내기로 내줬지만 3-1로 앞선 7회 오타니에게 맞은 투런 홈런이 뼈아팠다.
선발투수 루이스 세베리노가 6이닝 1실점으로 막고 내려간 양키스는 7회초 1점을 추가하며 2점차 리드에서 7회말 불펜 필승조 마이클 킹을 투입했다. 킹은 오타니 상대로 2사 1루에서 1-2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그러나 4구째 96.9마일(155.9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3-3 동점으로 킹의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 홈런을 내준 뒤 흔들린 킹은 연속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를 쌓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후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을 향해 7회 홈런 타석 때 오타니에게 왜 고의4구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연이어 받았다. 앞서 5회 2사 1,3루 위기에선 오타니를 고의4구로 거른 뒤 미키 모니악을 우익수 직선타로 잡고 실점 없이 넘어갔다.
‘MLB.com’에 따르면 분 감독은 “7회에는 고의4구를 생각하지 않았다. 5회에는 0-0 동점에 1,3루 상황이라 고의4구를 했다. 7회에는 우리가 2점차로 앞서 있었고, 다음 타자 모니악의 타율(.324)도 좋았다. 고의4구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어 동점 주자까지 둘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되면 역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의4구가 당연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동점 홈런을 맞았으니 왜 거르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왔다. 분 감독은 “만약 주자가 2루에 있고, 투수에게 불리한 카운트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자는 1루에 있었고, 볼카운트도 1-2로 오타니보다 투수 킹에게 유리했다.
결과론적인 패인이지만 양키스는 전날(1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이어 연이틀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주포 애런 저지가 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뒤 15승20패(승률 .428)로 고전하며 시즌 성적 50승45패(승률 .526),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5위 꼴찌까지 떨어졌다. 양키스가 7월 이후 지구 꼴찌에 위치한 것은 지난 1990년 10월4일 이후 33년 만이다.
세베리노는 “우리는 뉴욕 양키스다. 거의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하지만 우리가 속한 지구는 정말 힘든 곳이다. 다들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 우리는 더 좋은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5할 승률에서 승패 마진 +5를 기록하고도 꼴찌일 만큼 AL 동부지구 팀들의 경쟁력이 막강하다. 탬파베이 레이스(60승37패 .619), 볼티모어 오리올스(57승36패 .613), 토론토 블루제이스(53승41패 .564), 보스턴 레드삭스(51승44패 .537)가 양키스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지구 1~4위에 랭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