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배트 플립으로 감정을 표출했다. 팀의 끝내기 역전승에 결정적인 발판이 된 홈런을 치고 크게 포효했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시즌 35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에인절스의 4-3 연장 10회 끝내기 승리에 기여했다.
1-3으로 뒤진 7회가 하이라이트였다. 2사 1루 상황에 들어선 오타니는 양키스 우완 불펜 마이클 킹의 4구째 96.9마일(155.9km)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중앙 담장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3-3 동점을 만든 시즌 35호 홈런.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오타니는 오른손으로 배트를 놓으며 멀리 던졌다.
홈런이 되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베이스를 돈 오타니는 3루 덕아웃에 들어오며 헬멧도 땅으로 벗어던졌다. 평소에도 어느 정도 기쁨을 표현하긴 했지만 이날처럼 격하게 나타내진 않았다. 다른 날보다 감정이 크게 올랐다.
‘MLB.com’도 이날 ‘오타니는 공이 방망이에 맞자마자 홈런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타구를 잠시 지켜보다 오른손으로 배트를 날리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큰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7회 동점포로 시즌 35호 홈런을 터뜨린 오타니는 기분이 한껏 고조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기 후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지금까지 내가 필드에서 본 오타니의 모습 중 가장 감정적이었다. 정말 굉장했다. 대단한 장면이었다. 슈퍼스타가 그런 순간에 나서서 보여주면 경기장 전체뿐만 아니라 덕아웃에도 큰 힘이 된다. 우리 팀에 정말 멋진 순간이 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네빈 감독은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승리를 목적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주 동안 우리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오타니에게도 실망스러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이기고 싶어 한다”며 승리에 대한 갈망이 이날 오타니의 격한 감정 표현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에인절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최근 14경기에서 3승11패로 고전했다. 마이크 트라웃이 지난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유구골 골절로 최대 8주 진단을 받고 이탈한 뒤 6연패 늪에 빠졌다. 5할 승률이 무너지며 가을야구의 꿈이 멀어지자 ‘예비 FA’ 오타니를 둘러싼 트레이드설도 갈수록 증폭됐다.
최근 손가락 물집 문제로 투수로서 경기력도 주춤한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오타니로선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날 결정적인 홈런으로 크게 포효했다. 에인절스가 연장 10회 마이클 스테파닉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면서 오타니도 모처럼 팀과 함께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