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말이 완전히 바뀌었다. 2년차 내야 유망주 김도영(20·KIA)의 폭풍 성장에 최고참 최형우(40)도 냉정한 시선을 거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형우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부상에서 돌아올 김도영의 복귀 효과에 대해 “자꾸 도영이가 오면 뭔가 벌어질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주전 선수가 돌아오면 당연히 힘이 된다. 그러나 도영이는 지난 시즌 주전이 아닌 백업이었다. 돌아오더라도 지금 상황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김도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미도 있었지만 베테랑으로서 냉정한 평가였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평가 속에 ‘파이어볼러’ 문동주(한화)를 제치고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김도영은 지난해 103경기 타율 2할3푼7리(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13도루 OPS .674로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3루수로 44경기, 유격수로 16경기 선발출장했지만 나머지 43경기는 교체로 나선 백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최형우는 김도영에 대한 평가를 바꿨다. 그는 “지금 이렇게만 하면 주전이 되는 것을 넘어 최고다. (지난달 발언은) 작년에는 약간 백업 느낌이 있었으니 그것만 보고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지금처럼만 하면 주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슈퍼스타”라고 말했다.
개막 2경기 만에 주루 중 왼쪽 새끼발가락 골절로 이탈한 김도영은 2개월 반 재활을 거쳐 지난달 23일 1군에 복귀했다. 이후 14경기 타율 3할3푼3리(60타수 20안타) 2홈런 6타점 6도루 OPS .898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김도영이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KIA는 삼성으로부터 포수 김태군을 받고 류지혁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개막 2경기를 포함해 시즌 전체 성적은 타율 3할5푼3리(68타수 24안타) 2홈런 7타점 7도루 OPS .909. 아직 표본이 크진 않지만 올 시즌 16경기 모두 출루했고, 1경기 빼고 전부 안타를 치며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일 문학 SSG전에서 첫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고, 폭발적인 주루 스피드로 도루도 7개 성공했다.
김도영이 돌아온 뒤 KIA는 8승6패(승률 .571)로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 막판 시즌 최다 6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김도영 혼자만의 영향은 아니다. 종아리 근육 파열에서 회복돼 김도영과 같은 날 복귀한 거포 나성범도 14경기 타율 3할2푼2리(59타수 19안타) 6홈런 13타점 OPS 1.039로 빠르게 타격감을 찾아 장기인 장타력을 폭발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타격 사이클이 내려왔을 때 나성범과 김도영이 돌아와 힘을 받은 KIA도 6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전반기를 마쳤다. 두 선수가 없는 동안 KIA 타선을 이끈 최형우도 이제는 부담을 나눠 갖는다. 그는 “우리가 봐도 라인업이 좋아졌다”며 후반기 타선 폭발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