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5)가 올 시즌 이후 은퇴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면 이미 은퇴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에 따르면 커쇼는 “다저스가 다시 우승을 했다면 작년에 은퇴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지난 2020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연속 각각 챔피언십시리즈, 디비전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시며 정상 탈환이 좌절됐다.
커쇼는 최근 2년 연속 1년 계약으로 다저스와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700만 달러, 올해 2000만 달러 연봉을 받는 조건. 1년 계약으로 인해 시즌을 마칠 때마다 커쇼의 은퇴설 또는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설이 흘러나오는데 올 겨울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듯하다.
커쇼는 “나는 4명의 자녀와 아내가 있기 때문에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내가 여기서 뛰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깎아내리고 싶진 않지만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시즌이 끝난 뒤 결정을 내리기까지 몇 달이 걸릴 것 같다. 작년에는 결정이 쉬웠는데 올해는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16시즌을 다저스에 몸담고 있는 커쇼는 통산 417경기(2676⅓이닝)에서 207승91패 평균자책점 2.48 탈삼진 2912개를 기록 중이다. 사이영상 3회, MVP 1회, 평균자책점 1위 5회, 올스타 10회, 월드시리즈 우승 등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누렸다.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시된다.
전성기 때 보여준 강속구는 없지만 여전히 커쇼는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건재하다. 올 시즌에도 16경기(95⅓이닝) 10승4패 평균자책점 2.55 탈삼진 105개로 활약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 전체 1위.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2021년부터 3년째 허리, 어깨, 팔뚝 등 여러 부위에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마친 뒤 어깨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내달 초 복귀를 목표로 하는 커쇼는 “여전히 야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1년 내내 건강을 유지하고 못하고 있다. 부상은 최악이다. 부상을 당하면 팀의 일원이 될 수 없고, 힘들다. 내년에 다시 돌아오더라도 시즌 전체를 던지면서 잘하고 싶다”며 몸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에 답답해했다.
지난 2년간 겨울만 되면 커쇼의 은퇴설과 함께 고향팀 텍사스 이적설도 끊이지 않았다. 크리스 영 단장, 브루스 보치 감독 등 텍사스 수뇌부와도 인연이 있다. 커쇼는 “영 단장이 우승을 원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 보치 감독도 조금 알고 있다. 텍사스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면서도 “난 다저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며 16년째 몸담고 있는 팀에 애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