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13년간 삼성에서 뛰었던 김상수는 지난해 11월 KT와 4년 총액 29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김상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선수단의 리더로서 동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팀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 중 리더다. 하지만 삼성은 김상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과거 팀 기여도보다 미래 가치에 무게를 두는 FA 계약 특성상 오버 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과 달리 KT는 김상수의 활용 가치가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야구 선수 이전에 인간 김상수에 대한 평판이 너무 좋아 선수단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김상수는 73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255타수 79안타) 1홈런 31타점 36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강철 감독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워낙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어느 정도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라고 함박 미소를 지었다.
구단 관계자도 “김상수가 선수단의 중간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팀에서 뛰었던 선수처럼 느껴질 만큼 팀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 김상수의 영입 효과를 반겼다.
김상수는 4월 한달간 타율 2할5푼(76타수 19안타) 9타점 9득점에 그쳤으나 이강철 감독은 한결같은 신뢰를 보냈다.
그래서일까. 김상수는 5월 23경기 타율 3할3푼3리(78타수 26안타) 8타점 9득점 2도루, 6월 19경기 타율 3할1푼8리(66타수 21안타) 8타점 12득점 3도루에 이어 이달 들어 8경기에 나서 35타수 13안타 타율 3할7푼1리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 중이다. 5일 LG전에서 시즌 첫 아치를 터뜨렸고 6타점 6득점을 올렸다.
김상수는 “요즘 야구가 잘 되니 더 올라오고 좋아지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다. 감독님께서 워낙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그런 부담 없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의 활약을 두고 ‘혜자 계약’ 혹은 ‘가성비갑’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그는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공격력이 가장 만족스럽고 수비에서도 큰 실수 없었다.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2009년 프로 데뷔 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챙겼지만 단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지 못했다. 전반기의 활약세를 이어간다면 유격수 부문 황급 장갑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