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시즌 11호이자 통산 30호 홈런을 달성했다. 펜스 직격 2루타까지 멀티 장타를 터뜨렸지만 팀은 또 역전패했다.
김하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6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시즌 11호포를 장식한 데 이어 8회 펜스 직격 2루타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샌디에이고는 6-7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달 3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부터 최근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간 김하성은 시즌 타율이 2할6푼에서 2할6푼2리(294타수 77안타)로, OPS는 .758에서 .769로 올랐다.
▲ 낮은 공 퍼올려 넘겼다, 시즌 19홈런 페이스
1회 첫 타석부터 김하성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필라델피아 우완 선발 잭 휠러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시속 86.1마일(138.6km) 스위퍼를 받아쳤다.
낮은 공이었지만 오른 무릎을 구부린 채 걷어올린 타구가 좌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비거리 352피트(107.3m), 타구 속도 93.3마일(150.2km), 발사각 32도. 지난 3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4일, 9경기 만에 가동한 홈런이었다. 1회 선두타자 홈런은 지난달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장타를 만들기 어려운 낮은 공을 넘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지난 4월10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도 김하성은 5회 좌완 루커스 트리키의 5구째 낮은 스위퍼를 퍼올려 좌측 담장 밖으로 넘긴 바 있다. 당시 지면에서 약 25cm 떨어진 공을 골프공 치듯이 넘겨 ‘9번 아이언으로 홈런 쳤다’는 언론 묘사도 있었다. 이날 홈런은 그때만큼 낮은 공은 아니었지만 기술적인 어퍼 스윙과 힘으로 만든 홈런이었다.
이로써 김하성은 지난해 150경기에서 기록한 11개의 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1개만 더 치면 커리어하이 홈런. 산술적으로 19홈런 페이스. 2021년 첫 해 8개를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 11개를 더해 메이저리그 통산 30홈런도 돌파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218개), 최지만(65개), 강정호(46개), 최희섭(40개)에 이어 역대 5번째 통산 30홈런 타자가 됐다.
▲ 펜스 직격 2루타로 동점 발판, 팀은 또 졌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휠러의 5구째 바깥쪽 싱커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존에 살짝 걸친 공에 김하성의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6회에는 휠러의 3구째 몸쪽 낮은 싱커를 잘 받아쳤지만 3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 타구 속도 107마일(172.2km) 총알 타구였지만 운이 없었다.
하지만 3-5로 뒤진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장타로 포문을 열었다. 좌완 그레고리 소토의 2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 102.6마일(165.2km)로 비거리 357피트(108.8m)를 날아갔다. 조금만 더 높게 갔다면 홈런이 될 수 있었다. 30개 구장 중 4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데뷔 첫 멀티 홈런이 아깝게 불발됐지만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하며 추격에 불씨를 당겼다. 매니 마차도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샌디에이고는 대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김하성도 득점을 올렸다.
연장으로 넘어간 승부. 10회 무사 3루에서 김하성은 좌완 맷 스트람과 8구 승부를 펼쳤지만 몸쪽 높은 싱커에 루킹 삼진 아웃됐다. 아쉬운 듯 김하성은 타석에서 펄쩍 뛰기도.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6-5 역전에 성공했지만 곧 이어진 10회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가 10회 2사 3루에서 브라이스 하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6-6 재동점이 됐다.
이어 김하성은 12회 2사 3루에서 우완 제프 호프먼과 6구 승부를 했지만 몸쪽 높은 98.5마일(158.5km) 포심 패스트볼에 먹힌 타구가 나오며 2루 내야 뜬공 아웃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