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야수 김상수(33)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감회가 새로운 모습이었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올스타전 현장을 찾은 그는 “올스타전이 너무 오랜만이라 기분 좋다. 요즘 야구가 잘 되고 하다 보니 더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웃었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참석한 그는 베스트 멤버로만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된 스타였다. 2010년대 삼성 왕조의 핵심 멤버로 2011·2014·2015년은 유격수로, 2019~2021년 2루수로 총 6번이나 올스타 베스트 멤버에 뽑혔다.
감독 추천으로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지난 2020~2021년 올스타에 뽑혔지만 올스타전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으면서 김상수에게는 실로 오랜만의 무대였다. 6회 유격수 대수비로 나선 김상수는 9회 우전 안타를 치며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야구를 잘하니 올스타가 됐다. 전반기 73경기 타율 3할1푼(255타수 79안타) 1홈런 31타점 30볼넷 36삼진 출루율 .384 장타율 .369 OPS .753을 기록했다. 2020년(.304)을 넘어 개인 최고 타율. 9번타자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1~2번 테이블세터를 맡고 있다. 유격수로 580⅓이닝 동안 실책 6개로 200이닝 이상 뛴 유격수 12명 중 수비율 2위(.977)에 빛난다.
김상수는 “전반기 공격이 좋았고, 수비에서도 큰 실수가 없었다. 모든 부분에서 만족하는 전반기였다”면서 “체력적인 어려움도 없다. (이강철) 감독님이 워낙 배려를 많이 배려를 해주신다. 부담 없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상수는 지난해 11월 KT와 4년 29억원에 FA 계약하며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심우준의 군입대로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 KT가 그를 택했다. 지난 2년간 삼성에서 하락세였지만 KT는 김상수의 경험을 믿었다.
이강철 KT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이다. 이강철 감독은 “유격수 수비를 보고 데려왔는데 타격도 너무 잘해준다. 타순도 9번에 고정하고 편하게 수비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타격까지 잘해줄 줄 몰랐다”며 고마워했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타격이 좋지 않았다. 시즌 첫 20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에 그쳤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김상수를 넣었다 뺐다 하지 않고 꾸준히 밀어줬다. 그는 “쓰려고 데려왔는데 빼버리면 신뢰가 깨진다. 신뢰를 안 깨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선수가 안 될 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김상수에 앞서 지난해에도 KT는 키움에서 재계약을 제의받지 못한 FA 거포 박병호를 3년 30억원에 영입해 성공한 바 있다. 키움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었지만 KT로 옮긴 지난해 124경기 타율 2할7푼5리(429타수 118안타) 35홈런 98타점 OPS .908로 부활했다. 36세 역대 최고령 홈런왕 기록도 썼다.
이 감독은 “박병호를 데려왔을 때도 옛날 잘했던 것까지 바라지 않았다. (기대치를 낮춰)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병호에 이어 김상수까지, 에이징 커브 소리를 듣던 베테랑들이 부활하면서 KT는 2년 연속 FA 최고 가성비 팀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