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세주 등장...'새 외인' 구드럼 첫 훈련, "안경이 야구 인생에 큰 도움, 3번째 우승 위해서!"

"안경이 야구 인생에 큰 도움됐다. 롯데 3번째 우승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롯데는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후반기 입단해서 맹활약했던 잭 렉스가 무릎부상 때문에 퇴출이 됐고 이 자리를 니코 구드럼(31)으로 채웠다.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했다. 

구드럼은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보냈다. 통산 402경기 타율 2할2푼6리 311안타 42홈런 46도루 OPS .688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 워체스터 레드삭스 소속으로 65경기 타율 2할8푼(218타수 61안타) 8홈런 36타점 7도루 OPS .888로 준수한 생산력을 과시했다. 올해 안경을 착용하고 선구안에 눈을 떴다. 66볼넷 60삼진의 볼넷과 삼진 비율은 ‘개안’한 구드럼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

거포 유형이 아닌 컨택과 운동능력에 기반을 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은 팀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우리 구단이 1년 반 가까이 계속 관찰하면서 지켜봤던 선수다. 스위치히터로 자신의 존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올해는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아서 출루기록이 좋다"라며 "다방면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운동신경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구드럼은 지난 4일, 워체스터 구단과 옵트아웃을 선언한 뒤 시장에 나와 롯데와 계약했다. 지난 15일 한국에 입국한 구드럼은 올스타전에 끝나고 16일부터 시작된 롯데의 훈련에 합류했다. 등번호는 4번.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 처음 만난 구드럼은 “4시간 밖에 잠을 못 잤지만 팀에 합류하는 것이 너무 흥분돼서 좋았다. 또 훈련을 나오게 되면서 나의 원래 루틴 스케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올해 뛴 워체스터 레드삭스에는 다니엘 팔카(2020년 삼성), 맷 더모디(2022년 NC) 등 KBO리그 경험자들이 많았다. 또한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에는 박병호(KT)와도 함께 뛰었고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는 롯데 출신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와도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다만, 이들에게 KBO리그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듣지는 못했다고. 그는 “한국행을 결정하고 나서 팔카가 한국에서 뛰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따로 조언은 듣지 못했다. 과거 박병호, 그리고 딕슨 마차도 선수와 함께 뛰었지만 KBO리그에 대해서 들은 것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태평양을 건너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시아 무대는 처음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무대에서 뛰는 게 너무 흥분된다”라면서 “낯선 무대지만 결정에 큰 도움을 준 것은 가족들의 응원이었다. 아내와 딸이 한국에서 제안이 온다고 했을 때 가자고 해서 큰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새로운 무대와 새로운 경험도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구단은 구드럼을 내야와 외야를 모두 오갈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소개했다. 그래도 자신을 표현하고 기반이 되는 포지션은 유격수와 2루수라고 했다. 그는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유격수와 2루수다. 유격수로 입단을 하기도 했다. 1루수로도 많이 뛰었고 외야도 모두 가능하고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생산력을 발휘하고 또 롯데가 주목하게 된 이유는 역시 구드럼으니 선구안이다. 올해 구드럼의 선구안은 안경 때문이었다. 구드럼은 안경에 대한 에피소드를 웃으며 말했다. 당초 컨택트렌즈를 꼈지만 인공눈물을 주기적으로 넣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생겨 안경을 착용하기로 했다고. 

그는 “사실 드래프트가 되고 나서부터 눈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고 안경이 필요한지도 몰랐다. 하지만 올해 보스턴과 계약하고 시력 검사를 하면서 안경이나 컨택트렌즈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라며 “안경을 쓴 것과 안 쓴 것의 차이가 컸다. 투수나 날아오는 공이 희미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눈, 선구안이다. 눈이 안 좋으면 선구안이나 반응속도도 떨어진다. 안경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야구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가을야구 경쟁에 구세주가 되어야 한다. 그는 “내 강점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팀을 이끌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다른 선수들한테도 도움을 주고 조언 같은 것을 주면서 원팀이 되어 챔피언십 경쟁을 펼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라면서 “롯데가 최고의 팬을 보유한 구단이라고 어제 들었다. 사직구장이 꽉차면 어떨지 상상도 해봤다. 팬들이 에너지를 주면 선수들은 열정이 생기기 때문에 많은 의지할 것 같다. 우승을 위해, 그리고 3번째 우승 트로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