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KBO리그의 대표적인 강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지난해 60승 82패 2무(승률 0.423)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창단 후 처음으로 9위까지 추락한 두산은 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출신 포수 양의지를 품에 안았다. 두산 왕조의 주역이었던 양의지를 다시 데려와 무너진 팀을 다시 재건하겠다는 게 구단 측의 계획. 양의지 복귀 효과일까. 두산은 42승 36패 1무(승률 0.538)를 거두며 전반기를 3위로 마감했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올해 들어 두산이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제가 더 노력해서 팀에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전반기 6차례 베이스를 훔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무엇보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없다는 게 눈에 띈다. 그는 “100% 성공률이라 기대가 높다. 도루 1개 더 추가하면 커리어 하이다. 고영민 코치님의 타이밍 덕분인 거 같다. '가'라고 하면 되더라. 진짜 저보다 도루가 적은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산은 7월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9연승을 질주 중이다. 전반기를 연승으로 마친 소감을 묻자 “연승으로 마친 것도 있고 연승 중인데 이렇게 끊겨서 분위기가 멈출까 봐 그것도 걱정”이라며 좋은 흐름으로 갈 때는 계속 쭉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연승이 끝나면 연패가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국민타자 출신 이승엽 감독은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의지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배려를 해주셔서 지명타자로 나가는 등 관리를 잘해주신다. 감독님 덕분에 충분히 경기하면서 좋은 컨디션으로 할 수 있는 거 같다. 기사로 보니 기도를 하신다니 안 아파야겠다”. 양의지의 말이다.
선수들은 말한다. “이기면 힘든 줄 모른다”고. 양의지 또한 마찬가지. “덜 힘든 거 같다. 힘든 경기를 해도 이기면 다음날 경기를 치러도 덜 피곤하고 그러고 지면 대미지가 있긴 하다”. 구단 최다 연승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양의지는 “후반기 첫 상대가 KIA다. KIA도 우리와 같이 기세가 좋다. 준비를 잘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지난해 성적이 안 좋다 보니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이 ‘이길 수 있을까’ 혹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많았는데 지금은 자신감 있게 해줘서 그걸 크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지에게 두산 복귀 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물었다. 그는 “이승엽 감독님과 야구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감독님과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경기장에서 자주 인사드렸다. 상황에 따라 감독님 반응이 좋으니 재미있는 거 같다. 언젠가는 감독을 하셔야 할 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 분이 감독님이 되어서 제가 거기서 같이 뛸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대답했다.
후반기 긍정 요소로 김인태의 복귀를 꼽았다. 양의지는 “팀내 외야수가 많지만 (김)인태가 준비를 잘했는데 아쉽게도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빠졌다. 후반기 잘해서 돌아와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후배 포수 장승현의 성장세도 반가운 소식. 양의지는 “승현이가 잘해줬다. 공격과 수비 모두 좋아졌다. 승현이 덕분에 많이 이겼고 승현이가 잘해주니까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었다”면서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분위기가 좋아 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