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의 소금과 같은 존재였던 우완 투수 김종수(29)가 올 시즌 자취를 감췄다. 지난 3월14일 대전 KIA전 시범경기가 마지막 등판으로 이후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기록이 없다. 2019~2022년 4년간 1군에서 190경기에 나서 한화 팀 내 등판 2위였던 투수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것이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해에도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9월7일 수원 KT전을 끝으로 시즌을 조금 일찍 마쳤는데 시범경기 때 통증이 재발했다. 재활로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5월초 통증의 원인이 된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회복을 거쳐 이제는 기술 훈련 단계에 들어갔다.
서산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김종수는 “소식이 안 알려져 제가 사고라도 친 줄 아시는 분들도 있더라”며 웃은 뒤 “시범경기 때 팔꿈치를 다친 뒤 재활로 해보려고 했는데 공을 던질 때 다시 통증이 왔다. 5월초 수술을 받고 지금 공 던지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김종수에겐 무려 4번째 팔꿈치 수술이다. 입단 2년차였던 지난 2014년 처음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김종수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7년 여름에만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했다. 인대접합수술에 이어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20대 초중반 어린 나이에 3번의 수술, 2번의 긴 재활을 거쳤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지독한 부상의 늪에서 벗어나 재활을 끝낸 2018년 후반기부터 1군에 첫선을 보인 김종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90경기에 등판했다. 김범수(203경기)에 이어 팀 내 등판 2위 기록. 특히 2020년부터 주축 불펜으로 자리잡아 3년 연속 49경기, 45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했다. 회전력 좋은 140km대 중반 직구를 앞세워 한화 불펜의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지난해 52경기(45이닝) 3승4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40 탈삼진 45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에만 3승6홀드 평균자책점 3.34였다.
김종수는 “3년 연속 50경기를 던졌지만 불펜투수로서 그렇게 많이 나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상은 나의 관리 부족이고, 운이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며 “3년간 팔꿈치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 다시 이렇게 아파 보니 그것이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팔꿈치 인대접합과 뼛조각 수술만 2번씩, 총 4번이다. 재활 경험이 풍부하지만 그래도 이 과정이 쉽지 않다. 6년 만에 다시 재활에 나선 김종수는 “처음에는 ‘3년간 안 아프고 던졌으니 다시 몇 년 더 달릴 수 있게 만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호기롭게 시작했었다. 그런데 재활 과정에서 다시 아파서 쉬기도 하다 보니 힘들긴 하더라. 반복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재활 과정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여전히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