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대주주라고 봐도 무방한 롯데 자이언츠. 17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올스타전 무대에서 9명의 선수가 등장해 저마다 특색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부산 팬들, 그리고 전국에서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모인 야구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역대 16회의 올스타 MVP에 선정된 구단인만큼 올스타전에서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구단이었다. 경기 전에는 역대 올스타 MVP들인 김용희 허규옥 김응국 김민호를 초청하고 현역인 전준우까지 총 5명의 ‘미스터 올스타’가 시구를 하는 행사를 가졌다.
롯데는 올해 올스타전에서 총 9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드림올스타의 베스트 12로 안치홍(2루수) 노진혁(유격수) 김민석(외야수) 전준우(지명타자) 박세웅(선발투수) 구승민(중간투수) 김원중(마무리투수)이 선정됐고 감독추천선수로 유강남(포수)가 선발됐다. 또한 당초 드림올스타 베스트12 3루수로 최정(SSG)이 선발됐지만 부상으로 낙마한 뒤 팬투표 2위에 오른 한동희까지 3루수 부문에 선정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롯데 선수들은 저마다 퍼포먼스를 준비했지만 함구하면서 “경기때 지켜봐달라”라며 퍼포먼스 시간을 기대하게 했다.
안치홍과 전준우 등 베테랑 선수들은 비교적 조용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자녀들을 대동해서 가족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안치홍의 딸 안유진 양이 아버지 안치홍에게 배트를 가져다줬고 전준우는 차남인 전재욱 군이 먼저 타석에 등장했다.
비교적 젊은 선수들은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리어 내내 선발 등판하는 날,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았던 박세웅은 ‘레인맨 박세웅’이 적힌 노란 우비를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과거 롯데 투수코치 시절 많은 도움을 받았던 SSG 김원형 감독과 함께 마운드에 오르며 사제지간의 정을 뽐내기도 했다.
하이라이트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안경 쓰고 빼빼 말랐던 신인 시절 ‘노검사’라는 별명을 가졌던 노진혁은 프로 12년차에 처음 선정된 올스타에서 ‘노검사’ 퍼포먼스를 제대로 펼쳤다. 검사복에 기록물이 담긴 보따리까지 준비했다. 보따리를 풀자 노진혁의 헬멧이 나왔다. 아울러 과거 노검사 시절 썼던 안경을 쓰고 나오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타를 치고 나서는 ‘영장발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특검 퍼포먼스’까지 더했다.
한동희는 과거 어린 시절 사직구장에서 유행했던 봉지 응원과 신문지 응원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봉지를 헬멧에 끼우고 신문지를 흔들며 타석에 등장했다. 안타를 치고는 신문지를 흔들며 롯데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올해 신인 김민석의 퍼포먼스였다. 김민석은 평소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제니의 솔로곡인 ‘솔로’ 댄스를 추는 퍼포먼스로 사직구장을 열광케 했다. 이미 예고됐던 퍼포먼스였지만 생각 외로 ‘댄싱머신’의 면모를 과시하며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구승민은 구단 자체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TV’에서 가장 많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출연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착안, 직접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소매에는 ‘자티비 대주주’라는 문구를 써 놓았다. 포수 유강남은 ‘사직 김수현’의 캐릭터에 빙의해서 과거 김수현이 출연했던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역할 분장을 했다.
그리고 김원중은 본인이 즐겨하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눈 먼 수도승 컨셉의 스킨인 리신 코스프레를 하며 등장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만큼 결과가 따라주지는 않은 롯데 선수들이었다. 선발 등판했던 박세웅은 1회 드림 올스타 소크라테스에게 3점포를 허용하는 등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을 기록했고 4번째 투수인 구승민도 채은성에게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전준우는 3타수 1안타, 안치홍은 2타수 1안타, 노진혁은 3타수 2안타, 한동희와 김민석은 3타수 1안타 씩을 마크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