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까지 1년 반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대박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연장 계약을 제시하더라도 칼자루는 김하성(28)에게 있다. FA로 풀리는 시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하성은 전반기 팀의 90경기 중 85경기를 출장해 타율 2할5푼8리(275타수 71안타) 10홈런 31타점 44득점 38볼넷 73삼진 16도루 출루율 .349 장타율 .411 OPS .760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대처 능력이 향상되면서 모든 타격 지표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주특기인 수비에서도 2루수(59경기 52선발 460이닝), 3루수(18경기 16선발 136⅓이닝), 유격수(12경기 10선발 94⅓이닝)로 각 포지션에서 실책을 1개씩만 했다. 690⅔이닝 3실책.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가 +11로 리그 전체 공동 1위다.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으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WAR(Wins Above Replacement)도 4.1로 리그 전체 5위에 빛난다. 공수주에서 리그 정상급 기여도를 뽐내면서 김하성의 가치도 급상승 중이다. FA 취득까지 1년 반 시간이 남았지만 샌디에이고가 연장 계약을 제안할지도 관심이다. 미국 ‘디애슬레틱’도 지난 13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지금 같은 성적을 계속 내면 2025년 상호 옵션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며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보유할 동기가 충분하고, 연장 계약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하성은 지난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5년 연봉 700만 달러는 상호 옵션으로 구단과 선수 양쪽 모두 동의해야 실행된다. 한쪽이라도 포기하면 2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가 된다. 현재 페이스라면 김하성이 상호 옵션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 샌디에이고가 2025년 이후에도 김하성과 동행하려면 미리 연장 계약을 하는 게 유리하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3루수 매니 마차도(2033년까지 11년 3억5000만 달러), 유격수 잰더 보가츠(2033년까지 11년 2억8000만 달러),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030년까지 7년 8000만 달러), 투수 다르빗슈 유(2028년까지 6년 1억800만 달러)와 대형 연장 계약을 맺었다. 앞서 2021년 2월 계약한 외야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023년까지 14년 3억4000만 달러)까지 장기 계약자들이 즐비해 김하성에게 거액을 투자할 공간이 적다.
지금 성적을 유지한다면 김하성 입장에서도 연장 계약보다 FA 시장에 나가는 게 낫다. 2024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2루수 중 ‘대어’가 없다. MVP 출신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비롯해 호르헤 폴랑코(미네소타 트윈스), 브랜든 드루리(LA 에인절스), 브랜든 로우(탬파베이), 글레이버 토레스(뉴욕 양키스)가 있다. 알투베, 폴랑코, 드루리는 30대 중반이 되고, 김하성보다 1살 많거나 어린 로우와 토레스는 수비가 약하다.
유격수로 범위를 넓히면 ‘대어’로 팀 앤더슨(시카고 화이트삭스)과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 폴 데종(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있지만 나머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풀타임 유격수로도 검증된 김하성이 나오면 상당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FA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