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최초 대학 야구팀으로 첫발을 뗀 대덕대가 창단 5개월 만에 전국대회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전대영 감독이 이끄는 대덕대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제7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8강까지 올랐다. 지난 2월 창단 당시 16강을 첫해 목표로 내걸었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47개 대학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대한야구협회가 개최하는 대학야구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대회. 신생팀으로 첫 출전한 대덕대는 하헌근, 창현진, 서주영, 최찬영 등 주축 투수들의 안정된 투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집중력을 보여주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첫 경기에서 구미대에 5-4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대덕대는 6일 32강전에서 연장 11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주장 정현도의 끝내기 안타로 동강대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를 탄 대덕대는 7일 16강전에서도 송원대를 11-4로 완파하며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최우석과 박지호의 홈런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로 타선이 폭발했다. 9일 8강전에서는 한일장신대에 1-7로 패했지만 창단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이 전국대회에 8강에 오른 건 대학 야구 최초의 ‘사건’이다.
한화 이글스 전신 빙그레 시절 다이너마이트 타선 일원으로 한화 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지낸 뒤 대덕대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전대영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다. 연습도 많이 했지만 실전에 자주 나가면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경태 투수코치, 박준혁 야수코치도 선수들과 잘 소통하며 이끌어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전 지역 최초로 창단해 유일한 대학 야구팀인 대덕대는 선수 23명 전원이 1학년이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신생팀이라 선수 스카우트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다른 대학에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온 선수들도 있고, 군대를 다녀온 뒤 야구를 포기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대덕대를 노크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기량이 아주 특출난 선수는 없고, 객관적인 전력은 약하지만 전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주며 성장과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선수들에겐 실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다. 프로팀 한화 육성군과 연습경기도 3경기 치르는 등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장인 포수 정현도는 “레벨이 높은 프로팀과도 자주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그게 이번 전국대회에서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창단 팀이라 어려움이 있을 줄 알았는데 감독님, 코치님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다들 끈끈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대학야구는 경기수가 적고, 선수들이 프로 스카우트들에게 기량을 보여줄 기회도 많지 않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고르게 많은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고, 동기 부여를 통해 성장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선수들이 나갈 때마다 잘해준 것도 그런 분위기 영향이라고 본다. 이번 대회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욱 상승할 것 같다. 지금 선수들이 계속 성장하고, 내년 스카우트가 잘 되면 우승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