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1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번반기 최종전을 앞두고 “오늘 올인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미였다. 전날(12일) 경기에서 2-11로 패했지만 최근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08(13이닝 3자책점)로 페이스가 괜찮았던 찰리 반즈가 선발 등판하고 또 불펜진 역시 모두 가동할 예정이었다.
전날 경기까지 38승38패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던 롯데 입장에서는 전반기를 5할 승률 이상으로 마무리 짓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당연했던 서튼의 총력전 선언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는 ‘올인’을 외치기도 전에 경기는 이미 끝났고 분위기가 넘어갔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했다. 롯데는 믿었던 선발 찰리 반즈가 1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윤형준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0-3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2회에도 반즈의 상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선두타자 도태훈에게 사구를 내줬고 손아섭에게 다시 좌전안타를 내줬다. 서호철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주자들이 모두 태그업, 1사 2,3루가 됐다. 그리고 제이슨 마틴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순식간에 격차가 0-6이 됐다. 반즈는 전반기 최종전에서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6실점의 최악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겨우 3.98까지 끌어내렸던 평균자책점은 4.57로 다시 상승했다.
‘올인’을 외쳐보지도 못했고 그렇게 끝나가는 듯 했다. 그래도 롯데는 뒤늦게나마 추격해보려고 했다. 반즈 이후 한현희를 투입했다. 한현희는 2회 권희동과 윤형준을 범타 처리하면서 2회를 정리했다. 그리고 3회에도 천재환을 1루수 직선타, 김주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안정시켰다.
그런데 변수는 외야에서 터졌다. 안중열을 우익수 방면 얕은 뜬공으로 유도하는 듯 했다. 그러나 2루수 박승욱과 우익수 윤동희가 뜬공 타구가 떨어질 때까지 멍하니 쳐다봤다. 아무도 낙구지점 근처에 가지 못했다. 윤동희는 이후 타구가 안보였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망연자실해 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1-2로 팽팽하던 6회말 선두타자 박세혁의 파울플라이를 3루수 한동희와 포수 유강남이 쫓아가다가 놓쳤다. 3루수 한동희가 콜을 외쳤지만 타구를 놓쳤고 이후 박세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1아웃이 늘어나지 않으며 무사 1,2루 위기가 만들어졌고 결국 손아섭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게 된 뼈아픈 장면이었다.
한현희도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전날 경기의 데자뷰인듯 했다. 끝나야 할 이닝이 끝나지 않았고 결국 도태훈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사실상 경기 종료를 알리는 쐐기포에 가까웠다. 0-8까지 벌어졌다. 그리고도 이닝은 끝나지 않았고 서호철에게 적시타, 마틴에게 또 다시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한현희도 롯데도 모두 힘이 빠졌다. 3회에만 5실점을 더했다. 0-11이 됐다.
그리고 4회에도 실책성 수비들은 이어졌다. 우익수 윤동희는 4회 선두타자 윤형준의 선상 타구를 무리하게 잡으려다 3루타를 내줬고 이후 3루수 이학주의 송구실책 등으로 2점을 더 내줬다. 0-13.
이틀 연속 뜬공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수비들이 나왔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3-13 대패.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2경기 24실점이라는 대참사를 당하며 5할 승률 붕괴까지 받아들여야 했다. 롯데가 5할 밑으로 떨어진 적은 지난 4월20일 이후 84일 만이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