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붉은 유니폼이 아닌 파란 유니폼을 입은 등번호 42번 류지혁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1루 쪽 대기 타석에서 걸어 나왔다. 헬멧을 들고 타석에 도착한 그는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KIA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였다.
류지혁은 지난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5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그는 2회 첫 타석을 앞두고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광주 KIA 팬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KIA 시절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서 팬들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였기에 KIA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류지혁을 맞이했다.
일부 팬들은 '류지혁 선수 어디서든 HAPPY BASEBALL', '류지혁 선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ㅠㅠ 삼성에서도 HAPPY BASEBALL 하세요!! 화이팅!!!' 등 응원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류지혁의 광주 방문을 반겼고 KIA 유니폼을 들고 있던 한 여성 팬은 눈물을 훔치기도.
류지혁은 KIA 선발 토마스 파노니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으나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1-1로 맞선 4회 1사 3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류지혁. 파노니와 볼카운트 1B-2S에서 6구째 컷패스트볼에 방망이가 나왔다.
6회 2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도 3루 땅볼로 아웃됐다. 9회 네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4타수 무안타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류지혁은 삼성 이적 후 17타수 4안타에 불과하나 3타점을 올렸다. 박진만 감독은 11일 경기에 앞서 "며칠 경기를 안 했지만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이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는 능력이었다. 류지혁이 그런 부분을 해결해줬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안타가 아니더라도 희생플라이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우리 타순이 주자 3루 등 찬스 잡고도 타점 못 올렸다. 류지혁이 쉽게 올려주며 흐름을 안빼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또 "그런 클러치 능력이 기대된다. 중요할 때 해주는 선수다. 경험을 갖춘 타격은 물론 수비도 부족한 부분 메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류지혁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