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처럼 정말 떨렸다".
KIA 타이거즈 정해영(21)이 엉겹결에 클로저로 복귀했다.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삭제하고 승리를 지켰다. 지난 5월27일 LG전 이후 46일만에 거둔 시즌 7세이브째였다.
등판이 이루어지지 않는 듯 했다. 3-2로 앞선 가운데 윤영철, 이준영, 전상현, 최지민이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았다. KIA가 설계한 마지막 투수는 장현식이었다.
그러나 쉽지 않는 9회였다. 첫 타자를 잡았으나 강한울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후에는 이재현과 김현준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역전 만루위기에 몰렸다.
9회 직전에 정해영은 불펜투수코치의 지시로 등판에 대비했고 몸을 풀자마자 마운드에 올랐다. 김동진을 상대로 잇따라 포크볼 2개를 던져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김선빈이 볼을 잡아 가볍게 유격수에 토스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자신의 통산 74세이브째였다.
정해영은 2군에서 34일간의 재조정을 마치고 지난 2일 1군에 복귀했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직구 구위와 스피드가 살아났다. 그러나 아직은 정식 마무리 복귀가 아니었다.
김종국 감독은 전날 "해영이가 마무리로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앞으로 1~2경기 더 던져보고 가장 마지막에 대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엉겹결에 클로저 복귀까지 이루어졌다.
경기후 정해영은 "마치 데뷔전에 등판하는 것 처럼 엄청 떨렸다. 안타 인줄 알았는데 뒤에 선빈 선배님이 계셨다"며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어 "감독님의 배려로 재활군과 2군에서 재조정시간을 가졌다. 서재응코치(당시 재활군)와 손승락 2군 감독님이 똑같이 상체로만 던진다는 지적을 했다. 하체강화훈련을 많이했고 멘탈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분석을 하지 않았지만 볼도 빨라지고 회전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 세이브를 했지만 맡겨주시면 또 세이브 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KIA는 6연승을 질주하며 상승곡선을 그었다. 여기에 클로저의 복귀까지 또 하나의 희소식을 알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