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납득이 가는 상황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교체 소식을 전했다. 외국인 타자 잭 렉스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니코 구드럼(31)을 새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총액 40만 달러를 투자했다.
렉스는 지난해 후반기 롯데 대체 선수로 합류해서 56경기 타율 3할3푼(218타수 72안타) 8홈런 34타점 OPS .905의 성적을 남겼다. 3개월이라는 적은 표본이지만 퍼포먼스가 워낙 강렬했고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13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서 재계약했다.
그러나 렉스는 KBO 생활은 5월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무릎 힘줄 부상으로 재활을 해야 했던 상황, 완전한 몸 상태를 위해서는 길게 10주까지 재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당장 퇴출을 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재활과 관리를 하면서 경기를 뛰는 선택을 했다지만 렉스의 무릎 상태가 호전되기 힘들었다.
롯데도 대체 선수를 알아보고 있었고 결국 대체 선수가 구해지자 결단을 내렸다. 렉스는 올해 55경기 타율 2할4푼6리(203타수 50안타) 4홈런 30타점 OPS .683의 성적을 남기고 한국 생활을 정리하게 됐다.
구드럼은 내외야 유틸리티 선수로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402경기 타율 2할2푼6리 311안타 42홈런 46도루 OPS .688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워체스터 레드삭스 소속으로 65경기 타율 2할8푼(218타수 61안타) 8홈런 36타점 7도루 OPS .888로 준수한 생산력을 과시했다.
서튼 감독은 구드럼에 대해 "우리 구단이 1년 반 가까이 계속 관찰하면서 지켜봤던 선수다. 스위치히터로 자신의 존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올해는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아서 출루기록이 좋다"라고 전했다. 올해 구드럼은 트리플A에서 66볼넷 60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4시즌을 활약했다. 다방면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운동신경을 가진 선수"라면서 "이번주 안에 도착할 예정이다. 올스타 기간 동안 훈련을 하면서 융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롯데는 구드럼에게 줄 수 있는 최대 한도액 가까이 투자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일 워체스터 레드삭스에서 방출됐다. 정확히는 자신에게 주어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했다. 보스턴 지역매체 ‘매스라이브’의 크리스 코틸로 기자는 ‘구드럼은 자신의 옵트아웃 조항을 행사했고 자유계약선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구단 간 이적료가 없었고 비교적 많은 돈을 선수에게 보장해줄 수 있었다. 100만 달러 상한제가 있는 KBO리그 특성상 이적료가 포함되면 선수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시즌 도중 교체는 선수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기에 최대한 많은 돈을 보장해주는 방향이 되어야 선수도 KBO리그행을 택할 수 있다.
롯데는 투수 쪽 교체도 알아보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일리는 등판을 해서 5이닝 정도는 던져줄 수 있었지만 교체의 우선순위는 경기 소화마저 힘든 렉스였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도 생존을 안심할 수 없다. 이제 5이닝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 투수가 되고 있다. 1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4번. 지난 6월2일 KIA전(7이닝 8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마지막으로 6경기 연속 6이닝 미만의 투구를 기록 중이다. 계산은 서지만 그 계산값이 적은 스트레일리에 대한 롯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단 스트레일리는 지난 9일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LG전을 마치고 1군에서 말소됐다.
구드럼의 사례처럼 롯데는 투수 쪽에서 결단이 내려진다면 미국 시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곧 옵트아웃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있다면 롯데는 곧바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지난해 스트레일리도 대체선수로 영입됐고 계약은 8월에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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