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따돌림, 학교 폭력, 폭행 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들이다. 반드시 근절해야 할 해묵은 문제들이다.
야구계도 마찬가지다. 과거 학교폭력 논란으로 오랜시간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제아무리 야구 실력이 뛰어나도 폭력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해마다 야구계는 ‘과거 학교 폭력 논란’에 들썩였다. 학폭 가해자가 피해자 누군가의 폭로에 의해 한꺼플씩 드러나곤 했다. 운동을 하면서 동료간, 선후배간 벌어지는 폭행은 이제 엄하게 다뤄진다.
그런데 또 집단 내에서 불편한 일이 발생했다. SSG 랜더스 2군 선수단 내에서 얼차려와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가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SSG 퓨처스 선수단이 있는 강화 퓨처스필드. 지난 6일 내야수 A가 올해 신인 B의 태도에 문제를 삼고 점심시간에 후배들을 한데 모아 단체 얼차려를 지시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얼차려 이후 투수 C가 B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했고, 이후 또다시 집단 얼차려가 있었다.
SSG 관계자는 문제가 생긴 다음날인 7일 상황을 인지하고 곧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주말에 선수와 면담을 진행했고, 경위서도 제출했다. 가해자는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시켰다.
KBO 관계자는 “방망이로 두 차례 때렸다고 한다.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인지하고 있다. 얼차려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유독 많이 벌어진 올해다. 팬들이 얼마나 참고 야구를 보고 있을까. 이쯤이면 선수들도 하루하루 경각심을 갖고 보내야 하는데, 학습효과는 없는 듯하다.
SSG는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에도 2군 선수단 폭행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2020년에는 일부 2군 선수들이 숙소를 무단 이탈했고, 무면허 및 음주운전을 했다. 이 문제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가했다.
당시 KBO는 얼차려 및 폭행 가해자,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을 한 선수에게 출장정지와 제재금 징계를 내렸다. 당시 SK 구단은 KBO에 이를 신고하지 않아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내기도 했다.
방망이로 몇 번을 때린 문제가 아니다. 후배든 동기든 누군가를 향해 방망이를 들었다는 것 자체부터 크게 잘못됐다. 1군 김원형 감독마저 “감독으로서 불찰이다. 요즘 시대에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런 일이 발생해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구단은 매년 선수들 대상으로 여러 교육을 한다. 누구의 잘못인가. 결국 개인 스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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