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은 성공할 것인가?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은 5월8일 부임 이후 조용히 지냈다. 갑자기 부임한터라 구단 현안 파악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자 전광석화처럼 준비한 회심의 카드를 우수수 내놓았다. 트레이드에 외국인투수 전면교체 카드였다. 모두 깜짝카드였다.
부임 직후 당장 시급한 것은 외국인 투수들의 교체 문제였다. 선발투수로 기대 이하의 판정을 받은 우완 아도니스 메디나의 교체가 시급했다. 이닝이터도 상대타자로 제압하지 못했다. 대만 퉁이 라이온즈의 마리오 산체스가 레이더망에 들어왔고 재빨리 계약했다.
또 하나는 포수 보강이었다. 박동원이 FA 자격을 얻어 LG로 떠나는 바람에 전력누수가 컸다. 개막부터 한승택, 주효상, 신범수, 김선우가 1군 안방을 책임졌으나 한계가 명확했다. 수비와 타격 모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타격이 되면 수비가 안됐고, 수비가 되면 타격이 영 신통치 않았다.
김종국 감독이 박진만 삼성감독과 논의 끝에 김태군과 류지혁의 맞교환이 맞아떨어졌다. 심단장은 내부 논의를 거쳐 승인을 했다. 김태군은 NC에서 주전포수였으나 FA거물 양의지에 밀렸다. 삼성에서는 역시 베테랑 강민호를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KIA에 오면 당장 주전이 될 수 있는 포수였다.
진짜 고민은 숀 앤더슨이었다. 14경기에서 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그대로 계약을 끌고가도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에이스 몫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작년 뛰었던 토마스 파노니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를 기다렸다. 이미 대만의 산체스와 계약했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앤더슨까지 바꾸겠다는 의지였다. 외국인투수 2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초강수로 이어졌다.
이같은 초고속 보강드라이브는 이를수록 좋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021시즌 174안타를 터트린 리드오프 최원준이 전역했고, 나성범과 김도영도 부상에서 복귀해 맹타를 휘둘렀다. 최형우와 소크라테스, 이우성이 주춤했지만 회복한다면 타선의 짜임새는 최강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가장 취약했던 포수와 외인 교체로 선발진을 강화시킨다면 충분히 반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결단의 출발은 좋았다. 오매불망 주전 기회를 기다렸던 김태군은 이적하자마자 안정감 넘치는 안방살림 솜씨를 보였다. 포구, 송구, 블로킹, 프레이밍 등 확실히 수비력이 달랐다. 여기에 5경기 모두 안타를 터트렸고 4타점의 공격력까지 덤으로 선사했다. 나성범 김도영의 폭풍타격과 함께 타선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산체스는 9일 수원 KT전에 데뷔 등판에 나서 6⅔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를 했다. 1루주자를 질겁하게 만든 기괴한 견제동작, 투구시 이중키킹으로 논란을 일으켰으나 제구와 스마트한 투구로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팀은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하며 6위로 뛰어올렸다.
마지막 카드 파노니의 복귀 등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취업비자를 발급받았다. 이에따라 12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이 확정됐다. 1년 만의 복귀등판에서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심재학 단장의 선택은 일단 박수를 받을 것이다. 물론 최종 평가는 시즌의 성적이 말해주겠지만 말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