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젊은 포수 한준수(24)는 차세대 주전으로 성장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한준수는 지난 6월25일 올해 처음으로 1군 콜업을 받았다. 프로 2년차였던 2019년 20타석을 소화한 이후 4년 만의 1군 행이었다. 1군의 벽을 넘지 못했고 2군에서 뛰다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작년 말에 전역과 함께 퓨처스 팀에 합류해 꾸준히 주전포수로 뛰다 기회를 잡았다.
퓨처스 팀에서 3할9리의 타격을 과시했다. 좀처럼 실력발휘의 기회를 얻지 못하다 7월5일 SSG 랜더스와 인천경기 출전해 공수에서 제몫을 하며 17-3 승리를 이끌었다. 8번 선발포수로 마스크를 쓰고 윤영철과 찰떡 호흡을 맞췄다. 타석에서는 적시타, 2루타, 홈런까지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정교함과 힘까지 보여주는 타격이었다.
2018년 1차 지명선수의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했다. 올해 포수가 취약포지션이 되면서 포수난에 허덕였던 KIA에게는 눈에 확 들어오는 활약도였다. 포구와 블로킹도 안정적이었다. 앉아서 2루에 송구할 정도로 어깨도 강했다. 듬직한 체격(184cm 95kg)도 안성맞춤이었다. 군복무를 마친 24살의 유망포수가 등장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삼성 베테랑 포수 김태군(34)의 트레이드 영입을 단행한 날이었다. 김태군은 포항에서 경기장 인천으로 이동하느라 경기 직전에 도착해 마스크를 쓸 수 없었다. 대신 9회초 대타로 나서 희생플라이를 터트리고 9회말 포수 수비에 나섰다. 주전의 맛보기 출전이었다. KIA팬들도 환호를 보냈다.
냉정하게도 한준수에게는 주전 기회가 사라지는 트레이드였다. 어쩌면 프로의 세계가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이후 한준수는 4경기 연속 벤치만 지키며 선후배들의 플레이를 응원했다. 경기 후반 한번쯤 대타 혹은 대수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태군은 6일 인천 SSG전을 시작으로 7~9일 수원 KT 3연전까지 경기 끝까지 안방을 지켰다. 아무래도 새로운 포수의 빠른 적응을 위해서 더 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준수는 화끈한 활약의 기세를 잇지 못했지만 더그아웃에서 보는 1군 야구도 분명히 공부이다.
분명한 것은 한준수를 차세대 주전 포수로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제 2의 포수로 낙점을 받았으니 김태군이 적응을 마치면 선발기회도 자주는 아니지만 주어질 것이다. 김태군도 나이가 있는 만큼 1주일 6경기를 모두 책임지기는 어렵다. 체력 안배를 위해 경기 후반에도 나갈 수도 있다. 김태군의 활약상 뿐만 아니라 한준수 성장 플랜도 관전포인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