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자기 팀이 바뀔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5월까지는 승률 5할로 버텼으나 투타의 힘이 떨어졌다. 선발야구가 되지 않았고, 타선을 이끌었던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침묵에 빠졌다. 적자폭이 8개까지 벌어지며 9위까지 내려앉았다. 상승기운 보다는 하강기조가 뚜렸했다.
그러나 7월 5일 인천 SSG전부터 5연승을 질주했다. LG를 포함한 수도권 원정(8경기)에서 6승2패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1위 LG, 2위 SSG, 6월 이후 승률 1위 KT를 상대로 전반기 최대의 승부처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단숨에 6위까지 뛰어올랐다. 타격, 수비, 마운드 모두 상승세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포수 김태군 효과이다. 7월5일 삼성과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공수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다. 5일 경기 막판에 한 타석에 들어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고 마스크도 잠깐 썼다. 트레이드 후 이동하느라 경기 직전에 도착한 터라 맛보기용이었다.
6일 SSG전부터 주전포수로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썼다. 5이닝 1실점 호투한 양현종과 호흡을 맞추며 7-6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타자로는 2회 2사2루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우익수 옆 2루타를 터트려 결승타를 신고하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7일 KT와 수원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끝까지 마스크를 지키며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은 불펜데이인데다 선발 김건국이 헤드샷 퇴장을 하는 바람에 경기가 꼬이는 듯 했다. 그러나 김재열의 4이닝 2실점 호투, 불펜진의 무실점으로 경기를 잡았다.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8일 KT와 수원경기는 제구력 이슈에 시달리는 이의리를 차분하게 다독이며 5이닝 무실점 호투를 뒷받침했다. 특히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맞이한 5회 2사1,2루에서 까다로운 황재균을 삼진으로 유도하는 볼배합을 인상적이었다. 타자로도 1안타 1타점을 올리며 4연승에 기여했다.
9일은 KBO리그 데뷔에 나선 우완 마리오 산체스와 완벽한 호흡을 맞춰 5-1 승리를 합작했다. 산체스는 6⅓이닝 10탈삼진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군은 타점은 없었지만 1안타를 터트려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팀은 스윕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태군이 마스크를 쓰면서 마운드가 크게 안정되는 모습이다. 리드, 블로킹, 송구, 미트질, 프레이밍까지 주전포수로 확실한 수비능력을 보였다. 투수들이 안정감을 갖고 투구하도록 했다. 5연승 과정에서 마운드의 ERA는 1.80에 불과했다. 베테랑답게 공격에서도 7번 혹은 8번 타순에서 타점을 생산하고 다음 타자에게 연결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물론 KIA는 김태군 효과만은 아니었다. 돌아온 나성범과 김도영 효과도 대단했다. 나성범은 12경기 6홈런 타율 3할5푼3리 12타점 11득점을 올렸다. 5연승 과정에서 4홈런 8타점을 올렸다. 김도영은 3할4푼6리 2홈런 6타점 6도루 10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여기에 주춤했던 최형우마저 살아나면서 5경기에서 4할1푼2리 2홈런 4타점 5득점으로 살아났다. 소크라테스도 다시 회복하면서 핵타선으로 탈바꿈시켰다. KIA는 부상에서 돌아온 김선빈까지 완전체 전력으로 11일부터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사냥에 나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