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채은성이 21일 만에 손맛을 봤다.
채은성은 지난 9일 대전 SSG전에서 3-0으로 앞선 6회 달아나는 한 방을 터뜨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채은성은 SSG 두 번째 투수 이로운과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컷패스트볼(139km)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5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지난달 18일 대전 키움전 이후 21일 만에 터진 시즌 11호 아치. 한화는 SSG를 7-0으로 제압하고 연패 사슬을 끊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채은성은 "어제 아쉽게 패했는데 한 주의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쉴 수 있어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채은성은 21일 만에 터진 한 방이 터닝 포인트가 되길 기대했다. 그는 "최근 들어 타격감이 왔다 갔다 하는데 타구 방향도 좋았고 (타격감 회복의)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LG에서 뛰었던 채은성은 시즌 후 FA 자격을 얻고 6년간 최대 총액 90억 원의 조건에 한화로 이적했다. 손혁 단장은 "채은성은 꾸준한 성적과 함께 최근 7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한 모범적인 선수로서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이 우수해 영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또 "인성 또한 훌륭한 선수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 솔선수범하는 베테랑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채은성은 9일 현재 7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5리(285타수 84안타) 11홈런 47타점 46득점 OPS 0.831을 기록 중이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채은성은 팀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노시환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은 "채은성 선배님께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선수들이 실패를 통해 느끼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다. 저는 한 게 없다. 다가와서 물어보면 이야기해주는 게 전부"라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후배들에게 "이겨야 재미있다"는 명언을 남겨 화제가 됐다. "웃자고 이야기한건데 이슈가 됐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기면 재미있는 게 맞다. 재미있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약체로 분류됐던 한화는 18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채은성은 "투수 파트에 좋은 재목이 많아 후반기 들어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 젊은 선수들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자신감을 많이 얻었으니 더 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눔 올스타의 1루수 부문 올스타로 선정된 그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스타전 참가에 의의를 둘 생각이다. 저는 액션이 큰 편이 아니다. (깜짝 이벤트도) 평소에 하던 선수가 해야 재미있는데 제가 하면 재미없다"고 웃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