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준영이 이적 후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
박준영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9번 3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안타, 3루타, 홈런을 차례로 때린 박준영은 2루타가 빠져 사이클링 히트가 무산됐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4회 1사 1,2루에서 좌익수 옆 3루타를 때려 2타점을 올렸다. 2-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점수였다.
6회 키움 불펜 투수 하영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호 홈런. 덕아웃에서 동료들이 일부러 모른 체 하면서 '무관심 세리머니'로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7회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했다. 2루타를 추가하지 못해 사이클링 히트는 무산됐다. 박준영은 경기 후 "사이클링 히트는 크게 아쉽지 않다. 팀 연승에 보탬이 된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두산팬들을 향해 전반기 남은 3경기도 모두 이겨 "11연승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이클링 히트는 아쉽지 않은지.
솔직히 별로 생각이 없었다. 팀이 연승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뿌듯하다.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 남은 것은 알고 있었는지.
알고는 있었다. 그 전부터 형들이나 코치님들이 계속 말씀해 주셨다. 타석에 들어가서는 그런 거 생각 전혀 안 했고 출루만 하자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타석) 볼은 안 치고 골라냈다.
그 볼을 쳤으면 배트가 부러졌을 거다. 너무 깊었다.
-무관심 세레머니는 어땠나.
이전부터 홈런을 치면 형들이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 최대한 분위기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받으려고 이래저래 했었다.
-홈런 타구는 어땠나.
치자마자 너무 높게 뜨고, 느낌상 제대로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아웃이다 생각했는데 수비수가 계속 뒤로 가는 거 보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 뛰었다.
-첫 타석 안타 치고 1루에서 주루사를 당했는데.
코치님이 초구부터 견제는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한 번 해봐라 했는데, 초구에 바로 견제가 오더라. 코치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
-이적 후 첫 타점, 첫 홈런 기분이 많이 좋을 것 같다.
홈런은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빠른 시간에 나온 것 같아 기분 좋고, 팀에 보탬이 된 게 제일 기분이 좋다.
-주포지션이 3루수인대. 주전 경쟁이랄까 욕심이 생길 것 같은데.
지금 내 위치에서 주전 경쟁을 하는 건 너무 욕심이다. 일단 경민이 형이 몸이 안 좋을 때, 조절하고 경기에 안 나갈 때 경민이 형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해야겠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이적해서 새로운 팀 팬들한테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은.
워낙 팬분들이 많고 잠실구장이 크다 보니까 첫 타석 나갈 때부터 약간 붕 떠 있는 느낌이더라. 타석 들어가면 응원 소리 밖에 안 들리고. 내가 좋은 결과를 내고,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면 얼마나 더 큰 함성을 받을까라는 기대도 내심 많았다. 그 많은 응원들을 오늘 한꺼번에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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