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타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물통을 걷어차 발가락을 다치는 ‘황당 부상’을 당했다.
김하성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 3연전 2차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유는 발가락 부상. 김하성은 전날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3-3으로 맞선 7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브룩스 레일리를 만나 좌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루타를 쳤다. 이후 좌익수 토미 팸이 살짝 주춤하는 사이 과감하게 3루로 내달렸지만 태그아웃을 당했다.
김하성은 9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루그네드 오도어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샌디에이고 구단에 따르면 김하성은 7회 주루사의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오른발로 물통을 걷어찼다. 비어 있는 줄 알았던 물통에는 불행하게도 물이 담겨있었고, 이는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X-레이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튿날 선발 제외되는 쓰라린 결말을 맞이했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상태를 매일 지켜봐야 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지 매체도 김하성의 황당 부상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였다. 미국 프로스포츠 팬 칼럼니스트 사이트 ‘팬사이디드’는 “김하성이 7회말 3루에서 아웃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물통에 분풀이를 했다”라며 “승자는 결국 물통이었다. 김하성은 메츠와의 남은 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해졌다”라고 아쉬워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김하성이 토요일(현지시간) 메츠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금요일 경기서 물통을 걷어차다가 우측 엄지발가락을 다친 결과다. 김하성이 부상에서 회복하는 동안 2루수는 매튜 배튼이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하성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팸이 머뭇거리는 걸 확인한 순간 공격적인 주루를 택했다. 내가 베이스에 먼저 도착했는데 3루수가 나를 밀어내면서 태그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주루사, 그리고 그에 따른 부상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3년차를 맞아 84경기 타율 2할5푼5리 10홈런 31타점 43득점 16도루로 활약 중이었다. 특히 수비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었지만 황당 부상으로 강제 휴식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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