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8일 대전 SSG전에서 7-9로 아쉽게 패했다.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가 3이닝 8실점으로 올 시즌 최소 이닝 및 최다 실점으로 무너졌지만 타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0-8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3회 2점, 5회 1점, 7회와 8회 2점씩 따라붙으며 SSG를 압박했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데 실패했지만 패배 의식에 찌들어 있던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구장 스태프들이 타격 훈련을 위해 배팅 케이지를 설치했다. 권광민, 김인환, 박상언, 이민준 등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젊은 타자들은 물론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김태연도 방망이를 챙겨 그라운드에 나왔다. 구단 관계자는 “김태연은 특타 훈련을 자청했다”고 전했다.
타격 파트 코치들도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봤다. 선수들은 밤을 잊은 야간 특타를 이어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올 시즌에도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보란 듯이 18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는 등 꼴찌의 반란을 제대로 보여줬다.
최원호 감독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팀 전력에 비해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선발 라인업에 대체 불가급 선수가 많으면 무게감이 있는데 현재 노시환과 채은성 2명뿐이다. 그런 거 생각하면 상당히 잘한 것”이라고 했다.
또 "생각지 못한 이진영이 잘해주고 있고 김인환, 김태연, 문현빈이 잘해준다. 문현빈은 고졸 신인 치고는 굉장히 좋다. 전체적으로 하고자 하는 분위기에 불이 지펴졌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뒤집어 보면 유망주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을 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야간 특타 또한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과정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