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주루사였고 스스로도 화가 풀리지 않은 듯 했다. 김하성 답지 않은 선택을 했고 부상까지 당했다.
김하성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도루 1삼진을 기록하고 경기 도중 교체됐다. 9회초 수비 때 루그네드 오도어가 김하성 대신 투입됐다.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김하성의 중도교체는 다소 의아했다. 경기 후반, 타격과 수비 모두 오도어보다 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앞선 7회말 타석 때 상황이 김하성을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3-3 동점이던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은 익숙한 투수를 만났다. KBO리그 롯데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했던 좌완 브룩스 레일리. 레일리와 KBO리그 전적은 타율 2할8푼6리(42타수 12안타) 2홈런 6타점 OPS .826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2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레일리의 초구 90마일 싱커를 통타, 3루수 옆을 꿰뚫고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뽑아냈다. 타구 속도는 103.4마일, 약 166km. 하지만 김하성의 과욕을 부렸다. 좌익수 토미 팸이 주춤거리는 틈을 타서 3루에 도전했다. 그러나 슬라이딩 이후 3루를 지나쳐가면서 아웃이 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김하성이 아웃되고 후안 소토가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면서 김하성의 주루사는 더욱 아쉽게 됐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7회 리드를 잡지 못했다.
MLB.com의 AJ 카사벨 기자는 김하성의 무리한 주루플레이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에 ‘엘리트 베이스러너인 김하성은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다가 큰 실수를 범했다. 그는 2루타 이후 3루에 도전하려다가 아웃됐다. 후안 소토가 다음 타자였고 앞서가는 2루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앞에 2사 2루 기회가 될 수 있었다’라고 상황을 분석했다.
결국 이 플레이 하나가 김하성과 팀의 경기 결과에 악영향을 끼쳤다. 7회 리드를 잡지 못한 샌디에이고는 연장 10회 내리 4실점 하면서 5-7로 패했다. 3연승이 중단됐다. 그리고 김하성은 주루사 이후 클럽하우스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물이 꽉 차 있는 물통을 걷어차면서 오른쪽 엄지발가락 통증이 발생했다. 이 통증으로 김하성은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김하성은 “빈 물통인줄 알고 걷어찼다. 화가 난 상황에서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라면서 흥분한 상황에 나온 돌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토미 팸이 천천히 아웃시키려고 생각했고 3루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메츠 3루수 루이스 기요르메가 자신의 발을 밀어냈다고 생각한다. 뒤이어 나온 소토의 2루타로 쉽게 득점할 수 있었고 그 플레이가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전했다.
물통을 걷어찬 것은 물론 주루사 역시도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자책했다. 김하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전속력으로 2루를 돌고 있었는데 토미 팸이 느리게 플레이 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면서 “나의 플레이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느낀다. 제가 한 플레이와 실수를 전적으로 책임진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저의 과도한 승부욕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책임을 통감했다.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김하성이다. 그런데 전반기 막판 뜻하지 않은 부상 악재와 마주했다. 일단 X-레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뼈에는 별 다른 이상이 없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데이투데이 명단에 올랐다’라며 부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