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반기가 거의 끝나간다. ‘탑데’를 노렸던 롯데는 이제 5할 승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여전히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타선. 아쉬움의 정점에는 단연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는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원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3호포. 지난 4월20일 KIA전 이후 77일, 약 3달 만에 터진 시원한 홈런이었다. 그동안 홈런성 타구가 ‘사직몬스터’를 넘기지 못하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들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아쉬움이 있었다. 스스로도 “참 안풀리네요”라고 헛웃음을 지었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성적이 일단 아쉬운 올해의 한동희다. 60경기 타율 2할2푼9리(210타수 48안타) 3홈런 25타점 OPS .597이다.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을 했고 지난해 4월 MVP를 받았던 기세는 올해 뚝 떨어졌다. 하체 강화와 타구에 회전력을 더하는 타격폼의 변화로 30홈런 타자로의 ‘자이언트 스텝’을 꿈꿨지만 결과는 실패로 귀결됐다. 타격폼 변화를 주도했던 박흥식 코치도 한동희의 부진과 방황에 매번 자책을 하고 있다.
결국 한동희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헤매고 있다. 지난 6일 경기의 홈런이 진짜 반전의 계기로 이어지길 바라야 한다. 반전의 계기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잠시 뿐이었다. 부활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무색하게 꾸준한 활약이 이어지지 못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서튼 감독은 “생각을 단순화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한동희 뿐만 아니라 사이클이 떨어진 다른 선수들에게도 해당된다. 장타가 안 나올 경우에는 생각을 간단하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홈런, 장타를 생각하는 것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야겠다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장타나 홈런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 한동희와도 대화를 많이 나눈다. 꾸준히 강한 타구가 나오면 자신이 노리는 공이 존에 들어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스윙을 간단하게 가져가면 어느 순간 또 확실하게 타격감이 올라가는 모습이 나온다. 최근 꾸준하게 강한 타구가 나오는 게 반등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한동희에게 기대하는 것은 3할 타율보다는 30홈런이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7개인 것은 기대에는 아직 부족했다. 30홈런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다 그 목표에 발목이 잡힌 현재 형국이다. 그 부담을 이제는 털어내기를 바라는 서튼 감독의 바람이다. 그는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 기대치, 예상치 등 목표를 잡아놓고 시작한다. 어떤 선수가 30개의 홈런을 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목표로 잡는 것은 긍정적으로 봤을 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봤을 때는 또 자신을 압박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동희는 4월에만 7홈런, 이후 부상 등으로 결장했고 페이스가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기에만 1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올해는 전반기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서 3홈런이다. 사라진 8개의 홈런은 올해 한동희의 방황했던 시간이 길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기록이다. 한동희의 장타력이 사라지자 현재 롯데도 팀 홈런 31개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부활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이제는 조심스러운 상황. 과연 한동희에게 3번째 홈런은 진정한 반전의 신호가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