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사회인 야구→재입단, 통산 2승 투수의 혼신의 80구…KIA 상승세를 살리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7.08 05: 40

 방출 아픔을 딛고 인생투를 던졌다.
KIA 투수 김재열(27)이 선발 투수의 갑작스런 헤드샷 퇴장으로 부랴부랴 등판해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김종국 감독과 서재응 투수코치는 김재열의 피칭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IA와 KT의 경기, 1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KIA 선발 투수로 나선 김건국이 2사 3루에서 박병호를 상대로 직구(141km)를 던졌다가 헬멧을 스치는 사구를 기록했다. 심판진은 헤드샷 퇴장을 선언했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루 상황 KIA 김재열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3.07.07 / dreamer@osen.co.kr

김재열은 불펜에서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라서 연습 투구를 했다. 2사 1,3루 위기에서 첫 투구를 했고,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2회초 KIA가 2점을 뽑았고, 김재열은 2회말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삼진으로 1아웃, 오윤석을 땅볼로 유도했는데, 2루수가 잡다가 떨어뜨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1사 1,2루에서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알포드를 삼진 아웃, 김민혁을 2루수 땅볼로 막아냈다.
김재열은 3회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박병호에게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1사 후 배정대에게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KIA 김재열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7.07 / dreamer@osen.co.kr
4회 실점없이 막아냈고, 5회 KT 중심타자 황재균과 박병호 상대로 2아웃을 잡았다.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서재응이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열은 마운드에서 환하게 웃었고,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김재열은 80구를 던지며 4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 이닝(종전 2021년 6월 16일 광주 SSG전 3⅔이닝), 개인 최다 투구수(종전 2021년 6월 25일 고척 키움전 54구)를 경신했다.
경기 후 김재열은 마운드에서 서재응 투수코치와 무슨 얘기를 했길래 웃었냐고 묻자 "투수코치님이 웃으면서 올라오시더라. 그래서 같이 웃었다. 코치님이 '잘했어, 잘했어'라고 얘기해주셨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도 경기 후 "선발투수가 예상치못한 변수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어려운 상황에서 김재열이 4이닝을 정말 잘 막아줬다. 오늘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루 상황 KIA 김재열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서재응 코치와 웃으며 인사 나누고 있다. 2023.07.07 / dreamer@osen.co.kr
김재열은 2014년 2차 7라운드(전체 7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으나, 2군에서만 뛰다가 방출됐다. 퓨처스리그에서 2016년 8경기, 2017년 27경기에 출장하고 방출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인 야구에서 뛰면서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140km 후반의 빠른 직구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0년 KIA가 입단을 제의했고, 프로무대에 재도전에 나섰다.
2020년 KIA 입단 첫 해에 2군에서 15경기 4세이브 평균자책점 1.45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그 해 9월초 감격의 프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한화 상대로 첫 등판에서 홈런을 맞으며 ⅓이닝 3실점, 쓴 경험을 했다.
2020년 불펜으로 14경기에 등판했고, 2021년에는 4월 8일 키움전에서 시즌 처음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으로 프로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1군에서 뛰었고, 3년간 85경기 2승 3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꾸준히 뛰면서 11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다. 5월말에 이어 7월초 재콜업된 김재열은 이날 선발 투수의 퇴장 변수를 말끔히 지웠다. 
김재열은 경기 후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가 최대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려고 노력했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며 "김태군 선배가 2회말 마운드 올라가기 직전 덕아웃에서 상대 타자랑 공격적으로 승부하자고 얘기를 해줬는데 그 말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줬다"고 말했다.
또 "최근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고, 긴 이닝에 불안감은 없었다. 오늘 경기는 긴 이닝보다 최대 4이닝 정도만 투구 하자고 생각했고, 매 이닝 전력투구를 했던 것이 팀 승리 발판이 된 것 같다. 오늘 처럼 언제든 나갈수 있도록 준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KIA는 경기 막판 집중타가 터지면서 6-2로 승리, 3연승을 이어갔다. 김재열은 포수 김태군의 트레이드와 외국인 투수 2명을 교체해 승부수를 던진 KIA에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2사 1루 상황 KIA 투수 김재열과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7.07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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