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로 데뷔팀인 두산에서 시작해 KIA, 삼성까지 어느덧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류지혁(삼성 내야수)이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포수 김태군(KIA)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그는 "트레이드가 한 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제가 갈지는 몰랐다"면서 "(트레이드가) 처음은 아닌데 적응 안 되더라. '또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지혁에게 삼성 이적은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 그는 "트레이드가 참 힘든 것 같다.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적응을 했다 싶으면 저를 필요로 하는 팀으로 옮겼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경쟁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서 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불러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장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저라는 사람을 어떤 얼굴로 만드느냐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구단에서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제가 헛된 야구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 시절 함께 한 오재일과 청소년대표팀에서 인연을 맺은 구자욱이 있기에 새 팀 적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 류지혁은 "삼성에서 (오)재일이 형과 가장 친하다. 재일이 형을 믿고 왔는데 부상으로 빠졌다. (구)자욱이 형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했고 상무 동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지혁은 또 "재일이 형이 '삼성에 오면 정말 좋다. 오면 느낄 거다. 야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거니까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실한 태도와 야구 열정으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운 그는 "KIA에서 이루지 못했던 걸 이곳에서 하고자 한다. 후배들과 더 돈독하게 지내면서 편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진만 감독은 류지혁이 선수단의 중간 역할을 잘해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제가 이끌어 가는 것보다 친구처럼 지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면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안타, 타점, 득점을 모두 올린 그는 "타석에서 공을 보는데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모르겠더라.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나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8회 우중간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날린 류지혁. "올 시즌 펜스를 때린 타구가 처음이라 KIA 선수들도 연락 와서 '왜 KIA에서 안 치고 삼성에서 치냐'고 하더라"면서 "다들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었으면 홈런이었다고 하더라. 저도 라팍 좋아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오재일 대신 1루를 지킨다. "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선수의 역할이다. 한 포지션을 차지해 빛나는 선수가 있기도 하지만 저 같은 선수도 있어야 팀이 돌아간다. 주어진 역할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팀 퍼스트 정신을 강조했다.
삼성 이적 후 처음 만난 상대가 프로 데뷔팀이었던 두산이었다. 두산 시절 함께 했던 동료들은 류지혁에게 "서울, 전라도, 경상도 왔으니까 이제 충청도 하나 남았다고 하더라"고 농담을 던졌다.
세 번째 팀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게 류지혁의 말이다. KIA 시절 후배들에게 "행복한 야구를 하자.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할 수 있다"고 다독였던 그는 삼성에서 꿈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