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외국인 투수 교체의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동시에 2명을 모두 퇴출했다. 당초 지난 4일 방출된 메디나의 대체 외국인을 구하는 것은 기정사실, 6월 이후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세를 보여주고 있는 앤더슨까지 한꺼번에 교체했다.
KIA는 6일 오전에는 산체스 계약 발표를 했고, 오후에는 앤더슨의 웨이버공시와 함께 파노니 영입을 발표했다. 일사천리로 외국인 투수 2명을 교체했다.
메디나는 12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했다. 부진으로 6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종국 감독은 메디나를 더 이상 기용하지 않는다는 퇴출 예고를 했다. 전력 외가 된 메디나는 2군 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았다.
앤더슨은 조금 다르다. 앤더슨은 14경기(79이닝)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QS)는 8차례. 앤더슨은 6월 이후 4경기에서 1승 2패였으나 평균자책점은 2.96으로 나쁘지 않았다. 최근 3경기 연속 QS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7이닝 2실점(패전), 6이닝 1실점(승리), 6이닝 3실점 2자책(패전)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지원이 없어 패전이 많았다. 최근 KIA 타선이 완전체가 되면서 공격력이 좋아지고 있다. 앤더슨이 힘을 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6일 인천에서 SSG와 경기에 앞서 외국인 투수 전원 교체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는 앤더슨의 퇴출에 대해 "구위도 그렇고, 좀 단조롭다. 운영 능력이 조금 더 길게 6이닝~7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운영 능력이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며 "전체적으로 워크에식은 좋은 선수였는데,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고. 외국인 투수가 1선발 정도 해주려면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야 되는데 그 부분이 조금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에서 아쉬워했고, 파노니와 산체스가 그 부분을 채워줄 것을 기대했다. 김 감독은 "파노니는 작년 시즌 경험을 했고, 제구라든지 운영 능력이 좀 더 안정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체스는 대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구종이 다양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좀 더 좋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KIA 관계자는 "메디나의 대체 외국인으로 파노니를 최우선으로 알아봤다. 그런데 파노니가 메이저리그로 콜업되면서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에서 뛰고 있는 산체스와 접촉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나 대체 선수로 산체스를 결정했는데, 파노니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그래서 파노니도 영입하면서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만약 파노니가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않고, 먼저 KIA와 계약을 했더라면, 앤더슨은 교체없이 계속 뛰는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노니는 지난해 KIA에서 대체 외인으로 뛴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14경기(82⅔이닝)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했다. 산체스는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즈에서 10경기(선발 9경기) 8승 1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좀 더 나은 선수, 검증이 된 선수를 원했다. (교체) 부담은 좀 있겠지만, 팀이 더 많이 승리하려면, 검증된 선수들이나 안정적인 선수 위주로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KIA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2명)을 모두 사용했다. 산체스와 파노니가 각각 대만에서 보여준 성적, 지난해 기록한 성적을 웃도는 활약을 해주길 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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