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9년간 함께한 내야수 저스틴 터너(39·보스턴 레드삭스)를 포기하고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베테랑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36)가 다저스에서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부활을 알렸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2-4로 뒤진 5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피츠버그 우완 로안지 콘트레라스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 한 방으로 마르티네스는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21년 28홈런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139경기 16홈런으로 끝났는데 올해는 70경기 20홈런으로 잃어버린 장타를 되찾았다. 장타율도 지난해 .448에서 올해 .553으로 크게 올랐다.
통산 302홈런의 우타 거포 마르티네스는 지난 201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쳐 2018년부터 5년을 보스턴에서 뛰었다. 2017년 개인 최다 45홈런을 터뜨린 뒤 5년 1억1000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으로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계약 첫 해 타율 3할3푼 43홈런 130타점 OPS 1.03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에도 36홈런으로 기세를 이어갔으나 2020년부터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해 139경기 타율 2할7푼4리 16홈런 62타점 OPS .790으로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보스턴은 FA가 된 마르티네스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3월 팟캐스트 ‘브래드포 쇼’를 통해 “보스턴은 시즌 내내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하지 않았다. 대화 같은 것도 없었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런 마르티네스에게 다저스가 접근했고, 1년 1000만 달러로 예상보다 ‘헐값’에 계약했다. 마르티네스는 “조금 더 버텼다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난 10월에도 야구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1년 내내 이기는 팀을 원했다”면서 다저스와 계약한 이유를 밝혔다. 다저스는 영원한 우승 후보이고, 마르티네스도 앞뒤 재지 않고 예상보다 낮은 몸값에 바로 도장을 찍었다.
시즌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마르티네스는 70경기 타율 2할5푼1리 20홈런 59타점 OPS .849를 기록하고 있다. 4월말 허리 통증으로 15경기 결장했지만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20홈런을 돌파했다. 산술적으로 38홈런 페이스. 장타율(.553)은 내셔널리그 전체 4위로 다저스 팀 내 1위다.
다저스는 지명타자 자원인 마르티네스를 영입하기 위해 2014년부터 9년을 함께한 ‘정신적 지주’ 저스틴 터너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터너는 보스턴과 2년 최대 2170만 달러에 보스턴과 FA 계약했다. 마치 마르티네스와 트레이드가 된 것처럼 같은 시기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터너도 보스턴에서 83경기 타율 2할8푼2리 13홈런 49타점 OPS .815로 나이를 잊은 듯 활약하고 있지만 타격 생산력에선 마르티네스가 근소한 우위다. FA 계약 조건도 봤을 때도 다저스로선 터너보다 마르티네스를 잡은 게 남는 장사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