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본인은 물론 감독도 놀랐다.
한화의 거포 3루수 노시환(23)은 지난 5일 대전 롯데전에서 5회 전광석화 같은 홈런을 쳤다. 1-1 동점으로 맞선 5회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나균안의 2구째 한가운데 높게 들어온 146km 직구를 받아쳐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가장 깊은 중앙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가 시속 173km로 비거리는 125m.
맞는 순간 홈런이 될 줄 몰랐던 타구였다. 경기 후 노시환도 “넘어갈 줄 아예 몰랐다. 홈런을 치면 손맛이 있는데 탄도가 낮았다. 대전에서 센터로 넘긴 기억이 거의 없다. 대전 센터가 엄청 멀다. 중견수에게 잡히거나 키를 넘어가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담장을) 넘어가더라.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1루 덕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최원호 한화 감독도 놀라긴 마찬가지. 6일 롯데전을 앞두고 최원호 감독은 전날 노시환 홈런에 대해 “넘어갈 거라 생각 못했다. 발사각이 낮아 펜스에 부딪칠 줄 알았는데 공이 없어졌다. 깜짝 놀랐다”며 “요즘 물이올랐다”고 노시환을 치켜세웠다.
경기 흐름을 봤을 때도 중요한 한 방이었다. 1-1 동점 상황에서 나온 리드 홈런이었다. 올해 한화전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2.31로 강한 나균안에게 데미지를 안겨준 것도 의미 있었다. 최 감독도 “노시환의 홈런이 컸다. 그거 아니었으면 나균안에게 1점으로 끝날 뻔 했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너무 잘하고 있다”며 더 바랄 게 없다는 최 감독은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닉 윌리엄스의 타격이 살아나길 바랐다. 지난달 27일 KBO리그 데뷔 후 6경기 타율 2할8리(24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무볼넷 6삼진 OPS .657로 아직 적응 과정에 있는 윌리엄스는 5일 롯데전에서 8회 1사 후 최준용과 12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권광민의 안타 때 3루에 진루한 뒤 최재훈의 2타점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한화의 5-3 승리 발판이 된 안타.
최 감독은 “윌리엄스가 조금만 더 잘 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5번타자) 채은성에게도 찬스가 많이 들어올 것이다. 윌리엄스가 안 맞으면 채은성을 거르고 문현빈에게 승부가 들어갈 것이다”며 “한 경기에 안타 하나씩 치고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거는 기대가 잇다. 조금 더 잘 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 중심타선에 찬스가 집중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롯데전도 이진영(우익수) 김인환(지명타자) 노시환(3루수) 윌리엄스(좌익수) 채은성(1루수) 문현빈(중견수) 최재훈(포수) 정은원(2루수) 이도윤(유격수)으로 전날과 같은 타순을 가동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