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승부수는 반전을 일으킬까?
KIA가 이틀 사이에 깜짝 트레이드와 외인투수 전면교체 카드로 반전을 도모했다. 지난 5일 삼성에게 주전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베테랑 포수 김태군을 영입했다. 이어 6일 오전에는 방출한 아도니스 메디나 대체 외인으로 대만리그에서 뛰는 마리오 산체스와 계약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숀 앤더슨까지 방출하고 작년 KIA에서 활약했던 좌완 토마스 파노니를 전격 계약했다.
김태균의 영입은 안방전력 강화가 목적이다. 작년 주전 포수 박동원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이적한 이후 취약 포지션이었다. 한승택과 주효상 체제로 개막을 맞이했으나 한계가 노출됐고 부상까지 당했다. 퓨처스 팀 안방을 이끌던 신범수, 김선우, 한준수까지 불러올리는 등 힘겨운 운용을 했다.
당장 16년차 베테랑이 주전 마스크를 쓴다. 포구, 송구, 블로킹, 리드, 프레이밍까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만큼 안방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서도 맞히는 능력을 갖춰 하위타선의 연결고리로 기대받는다. 여기에 24살 1차지명 포수 한준수도 수비와 타격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어 제 2의 포수로 뒤를 받친다.
외인교체는 불안한 선발진의 쇄신을 위해서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2점대 ERA를 작성한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좌완일색인데다 구위가 아닌 제구형이었다. 그래서 구위형으로 메디나와 앤더슨을 새로 영입했다. 그러나 메디나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고 산체스 영입으로 이어졌다.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하던 앤더슨의 교체는 의외이다. 14경기 등판해 4승7패, 평균자책점 3.76를 기록했다. 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4월은 에이스로 활약하다 5월 ERA 7.71로 급전직하했다. 2군에서 재조정시간을 갖고 복귀해 4경기에서 3번의 QS와 ERA 2.97를 기록했다.
재반등의 조짐에도 교체를 강행했다. 재조정 이후에도 구위가 기복이 있고 손가락 물집까지 겹치는 등 꾸준한 활약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된 6월29일 광주 키움전에서 1회 5안타 4실점하는 아찔한 순간도 작용했다. 앤더슨의 구위와 제구로는 사실상 에이스로 보기 어렵다는 내부 평가였다.
KIA는 포수 데려오고 외인카드 전면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9위에서 반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초강수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9위로 떨어졌지만 공동 4위와 3.5경기 차에 불과하다. 나성범, 최원준, 김도영이 복귀하면서 타선의 힘이 부쩍 강해지고 있어 서둘러 취약 전력을 재정비한다면 반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파노니와 산체스가 제몫을 못한다면 반등은 어렵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까지 토종 선발들의 활약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발이 안되면 경기를 제대로 풀어갈 수 없다. 김태군의 퍼포먼스도 반등에 필요조건이다. 그런데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다면 4개월 렌탈에 주전 내야수를 내주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KIA의 승부수가 대반전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