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포수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 강민호는 지난 4일 포항 두산전에서 1회 좌중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314홈런을 터뜨린 박경완(LG 배터리 코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5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어릴 적부터 박경완 선배님께서 ‘내 기록을 깰 수 있는 선수는 너밖에 없다’고 하셨다. 코치님께 ‘제가 아무리 야구를 오래 해도 포수 최다 홈런 기록은 절대 못깰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이어 “그만큼 다가가기 힘들거라 생각했던 목표인데 타이를 이루게 됐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야구하면서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다. 앞으로 많은 기록에 도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호의 이름 앞에 ‘꾸준함의 대명사’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큰 기복이 없는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 게 포수 최다 홈런 타이 달성의 원동력이다. 그는 “저도 어떻게 보면 MVP급 성적을 보낸 시즌이 거의 없었다. 큰 부상 없이 준수한 성적을 꾸준히 거둔 것 같다”고 밝혔다.
강민호에게 최다 포수 홈런 기록을 깰 후배 포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홈런을 많이 치는 후배 포수는 LG 박동원(129개) 뿐이다. 앞으로 좋은 포수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대답했다.
5일 현재 타율 3할1푼3리(240타수 75안타) 11홈런 42타점 32득점 OPS 0.871을 기록 중인 강민호는 올해 들어 ‘회춘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친다는 의미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에이징 커브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해 들어 ‘회춘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 좋다. 오프 시즌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되는데 건강한 몸으로 잘 준비한 덕분에 시즌을 잘 치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든든한 후배 포수들의 도움도 컸다. 강민호는 “이제 KIA로 이적하게 된 김태군과 김재성이라는 훌륭한 후배 포수들이 있었기에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었다. 태군이가 KIA로 이적하게 됐는데 같은 팀에서 뛰지 못하게 된 건 아쉽지만 태군이에겐 좋은 기회라고 본다. 새 팀에서 주전 포수로 많이 뛸 테니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야구 선배로서 태군이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태군이 이적하면서 강민호와 김재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강민호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는 “태군이가 (KIA로) 갔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나갈 일은 줄어들 거다.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덕분에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 지금 팀이 많이 힘든 시기인데 포수로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팀내 야수 가운데 맏형인 그는 “포수 최다 홈런 기록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으로서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 4일 포수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팀이 패해 아쉬움이 컸다. 기록 달성이 무의미하다고 할까. 항상 이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포수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는 날 팀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