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가 잘 던진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후배의 승리를 뺏은 거 같기도 한데 후배가 좋은 선물 한 번 줬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79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영하는 지난 5일 포항 삼성전에서 6-2로 앞선 5회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선발 김동주를 구원 등판했다. 첫 타자 김동진에 이어 호세 피렐라를 외야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 강민호와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이영하는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고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명신은 류지혁과 대타 구자욱을 각각 헛스윙 삼진,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두산은 삼성을 7-4로 꺾고 4연승 질주와 함께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6월 21일 문학 SSG전 이후 37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된 이영하는 “(김)동주가 잘 던진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후배의 승리를 뺏은 거 같기도 한데 후배가 좋은 선물 한 번 줬다고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영하는 학교 폭력 혐의로 고소를 당해 최근까지 재판을 받았다. 지난해 피해자가 스포츠 윤리센터에 이영하를 신고하며 학폭 논란이 재점화됐고,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되면서 지난해 9월 21일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영하는 5월말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9개월 공백이 있었다.
이영하는 “사실 처음 복귀해서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야구를 못하는 동안 야구가 너무 그리웠다.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같지 않더라. 중간에 잘하다가도 흔들리다 보니 코치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인정할 건 하고 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보니 좀 더 휴식 시간을 가진 다음에 이렇게 던지니 또 밸런스도 괜찮은 거 같다”고 말했다.
한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그는 “지금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다. 빈 말이 아니라 야구장에 나오면 행복하다. 경기를 할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힘들고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좋은 게 우선”이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