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회의 물이 들어왔다.
KIA 타이거즈가 든든한 베테랑 포수를 얻었다. 5일 단행한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33)을 영입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주전포수 박동원이 FA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이후부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포지션을 메우는데 성공했다.
KIA는 당장 여러가지 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입단 16년차의 베테랑 포수이다. 당장 수비에서는 포구, 송구, 리드, 블로킹, 프레이밍 능력 등을 앞세워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투수들이 보다 의지할 수 있게 됐다. 공격에서도 정교함도 있고 작전 수행 능력도 갖추어 하위 타선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김태군에게도 기회의 트레이드이다. 삼성에서는 주전이 아니었다. 강민호에 밀린 제 2의 포수였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되면서 당장 KIA의 주전 마스크를 쓸 수 있다. 일단 주전으로 뛰었던 신범수가 제 2의 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부상만 없다면 시즌이 끝날때까지 1군 엔트리를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두 번째 FA 자격이다. 트레이드 이후 주전포수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도 있다. KIA가 다년 계약을 제의할 수도 있다. 작년 박동원과 다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결국 유출당한 아픈 선례가 있다. FA급에 준하는 다년 계약이 나올 수 있다.
FA이든 다년 계약이든 김태군은 첫 번째 FA계약을 웃도는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김태군은 NC 다이노스 시절인 2019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여 4년 총액 13억 원에 잔류했다. 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원 등 9억 원만 보장받았다. 4억 원은 옵션이었다. 29살의 젊은 나이였는데도 높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2019시즌부터 NC 주전포수로 활약한 거물 양의지가 주전이었기 때문이다.
서러웠던 1차 FA 계약이었다. 이번에는 달라질 듯 하다. 이미 작년 시즌을 마치고 FA 포수들은 황제대접을 받았다. 양의지가 구단주들의 경쟁이 벌어지면서 152억 원에 친정 두산으로 이적했다. 유강남은 LG와 결별하고 80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KIA를 떠난 박동원은 60억 원에 LG에 입단했다. 박세혁도 46억 원에 NC와 계약했다.
김태군에게도 작년의 거액은 아니겠지만 1차 FA 설움을 씻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포수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상황이어서 프리미엄도 얹을 수 있다. KIA는 짠물구단이 아니다. 올해 성적과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합당한 금액을 지불한다. 33살 포수에게 큰 물이 들어왔다. 배를 잘 띄울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