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올스타전에서는 ‘투수 오타니’를 보지 못할 전망이다. 1회부터 징조가 좋지 않았다.
오타니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2로 상승한 채 전반기 최종전을 마쳤다.
오타니는 1회부터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당시 쐐기포까지 때려내면서 맹활약했지만 중지 손톱이 깨지면서 강판을 당했다.
오타니는 당초 4일 샌디에이고전 등판 예정이었지만 하루 더 휴식을 취하면서 이날 5일 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오타니의 투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닌 듯 했다. 1회 선두타자 김하성을 상대로 92.6마일(약 149km)의 포심을 던졌다. 이 공이 1회 포심의 최고 구속이었다. 최저 구속은 92.2마일(148km)까지 떨어졌다. 시즌 평균 97.1마일(156km)의 포심을 던졌지만 오타니의 구속은 예전같지 않았다. 경기 전체적으로도 최고 구속은 98마일(158km), 평균 구속은 95.3마일(153km)이었다.
구위가 살아나지 않았고 제구도 완전하지 않았다. 구속은 올라갔지만 구위가 뛰어나다고 볼 수도 없었고 변화구도 밋밋했다. 결국 피홈런 2방을 얻어 맞았고 6회에는 잰더 보가츠와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 맞았다. 오타니의 데뷔 첫 백투백 홈런 허용. 결국 벤치에 직접 사인을 보낸 오타니는 자진 강판을 했다. 경기 중 구단은 오타니가 손가락 물집 문제로 강판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올스타 휴식기까지 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남은 기간 지명타자로는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스타전 투수 등판은 미지수다. 오타니는 올해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부문 올스타로 선정됐다. 그리고 지난 3일 공개된 올스타전 최종 명단에서는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처럼 선발 등판은 아니지만 올해 역시 투수로도 올스타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물집 부상으로 ‘투수 오타니’의 올스타전 등판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오타니는 경기 후 “지난 등판과 기본적으로 비슷한 부상이다. 완전히 낫지 않았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상황이 나빠졌다”라며 “손톱 때문에 공을 누르는 게 힙들었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구속도 떨어졌다”라면서 화이트삭스전 손톱 문제가 물집으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었다.
이어 “올스타전 등판은 힘들 것 같다”라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약 열흘 간의 기간 동안 치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올스타전 등판 보다 휴식에 전념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격 여부에 대해서도 “올스타전 전까지 3경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도 오타니가 올스타전 출장으로 무리하기 보다는 오는 15일 휴스턴과의 후반기 첫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나은 상황. 트라웃이 오른 손목 유구골 골절, 앤서니 렌돈도 이날 자신의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으면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황. 오타니의 부상은 에인절스에 청천병력이다. 그렇기에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고 올스타전은 건너 뛸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