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는 노력으로 이룬 값진 보상이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9)이 올스타 무대 초청장을 받았다. 지난 4일 2023 KBO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감독추천선수로 선정되었다. 2013년 두산의 지명을 받은 이후 NC를 거쳐 KIA에서 11년만에 첫 올스타 출전의 꿈을 이루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감격'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하다.
KIA는 올해 외야진이 텅 빈 채로 개막을 맞이했다. 나성범이 종아리 근육손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했다. 주전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최원준은 6월에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개막전 외야수는 좌익수 이창진, 중견수 김호령, 우익수 소크라테스였다.
개막을 백업으로 맞이한 이우성은 이런 구도를 한 달만에 뒤바꿔놓았다. 4월은 주로 백업으로 뛰면서 타율 2할9푼2리로 제몫을 했다. 5월부터는 우익수 주전으로 나서더니 월간 타율 3할2리, 3홈런, 6타점을 올렸다. 6월은 3할1푼8리, 1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홈런도 터트리는 주전이었다.
최원준이 6월13일부터 돌아왔지만 외야수가 아닌 1루수로 뛰었다. 이우성이 우익수 주전으로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재활을 마치고 나성범이 들어오자 포지션을 좌익수로 이동해 자리를 지켰다. 7월은 쉼없이 달려오느라 지친 기색이 보였다. 휴식을 취하느라 2경기 가운데 1타석만 나섰다.
외야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실력이 그만큼 올라왔기 때문이다. OPS 0.810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장타율(.434)이 확실히 상승했다. 여태껏 한번도 4할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출루율(.376)도 커리어하이이다. 여기에 타구를 쫓아가고 잡아내는 수비와 센스있는 주루까지 과시했다.
김종국 감독은 부임한 2022시즌 이우성을 1군 엔트리에 계속 두었다. 이유는 이우성의 경기를 준비하는 성실함이었다. "야구장에 정말 빨리 나와서 경기를 준비하더라. 나가든 안나가든 상대를 분석을 잘했다. 작년에는 백업으로 활용했는데 올해는 자신감까지 붙었다. 원래 타격이 좋았다. 자기 스윙을 믿고 치니 빗맞은 안타도 나오고 컨택 능력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전에는 장타만 생각하니 정확성이 떨어졌다. 작년은 장타가 아닌 정확성을 올렸다. 타율이 올랐지만 홈런과 장타가 줄었다. 올해도 컨택 우선이었는데 장타까지 나왔다. 존에 들어오면 스윙이든 파울이든 거침없이 스윙한다. 이러면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던지기가 불편하다. 그러면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원하는 구종이 들어오니 결과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우성은 지난 2019년 NC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3할타자 이명기를 내주고 미래의 거포로 영입했다. 이명기는 NC에서 제몫을 하며 우승까지 이끌었지만 이우성은 존재감이 없었다. 그래서 실패한 트레이드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다시 성공사례로 정정했다. 그 방증이 바로 첫 올스타 출전이었다. 그만큼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낸 값진 보상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