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경기서 내준 사사구가 15개에 달한다. 물론 투수가 볼넷을 내줄 수 있지만 그 타이밍이 좋지 않다. 결국 보다 못한 사령탑이 선수를 감독실로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오원석은 지난 2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2-1로 앞선 5회가 가장 치명적이었다. 선두 김주형의 2루타와 이형종의 볼넷, 김혜성의 안타로 처한 무사 만루서 이정후, 이원석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고 문승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팀이 9-5 역전승을 거두며 패전을 면했지만 6월 27일 인천 LG전(5이닝 8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부진에 사령탑의 근심이 깊어졌다.
4일 인천에서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볼이 많은 건 좋아졌는데 한 달 동안 부침을 겪고 있다. 내가 볼 때는 볼넷을 주는 타이밍이 좋지 않다. 키움전을 봐도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놓고 볼넷을 내준다”라며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제일 편하고, 1명 있을 때 조금 더 편하고, 2명이 되는 순간 힘들어진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다. 배짱 있는 투구를 해야 하는데 눈앞에 있는 타자만 잡으려고 하다 보니 힘이 들어가고 볼넷이 나온다. 최근 그런 모습이 계속 나온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의 지적대로 오원석은 최근 5경기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88의 부침을 겪었다. 6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9일 창원 NC전(6이닝 5실점 패전), 15일 인천 KT전(4이닝 5실점 패전), 27일 인천 LG전(5이닝 8실점 패전), 7월 2일 고척 키움전(4이닝 5실점)에서 잇따라 흔들렸다. 이 기간 볼넷 13개, 사구 2개를 내주며 힘든 상황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보다 못한 김 감독이 4일 오원석을 감독실로 호출해 조웅천 투수코치와 3자 면담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선수를 불러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건 2군으로 보내는 것밖에 없다.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오)원석이가 마운드에서 혼자 배짱 있게 헤쳐 나가야한다. 안 좋으면 2군으로 보내는 것밖에 없다. 물론 이런 내용을 농담 식으로 말했다”라고 전했다.
오원석에게 가장 강조한 부분은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인 퀄리티스타트. 무실점이 아닌 6이닝 3실점을 목표로 두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김 감독은 “3~4이닝을 잘 던지고 왜 위기에서 스스로 1점을 안 주려는 야구를 하는지 모르겠다. 6이닝 3실점이면 잘한 거다. 1점을 안 주려고 하면 악순환이 벌어지니까 과감하게 하라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오원석을 향한 애정이 있기에 선수를 감독실로 불렀고, 2군행이라는 냉정한 단어를 꺼내들었지만 그 정도로 선수의 반등을 바랐다. 김 감독은 “젊은 나이에 때로는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정도로 던졌으면 잃을 것도 없다. 선수도 그런 경기를 하고 내려오면 화가 날 텐데 다음 경기에 똑같은 상황이 되면 배짱 있게 야구했으면 좋겠다. 나갈 때 힘내라고 했다”라고 오원석의 달라진 모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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