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한승주(22)가 보름 만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4일 대전 롯데전이 우천 취소된 뒤 5일 경기 선발투수로 한승주를 예고했다. 롯데가 이날 예고된 나균안을 5일 경기에도 그대로 내세운 반면 한화는 한승혁 대신 한승주로 선발을 바꿨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취소 결정 후 인터뷰에서 “한승주가 (우천 취소로) 지난번에도 기회를 못 받았다. 내일(5일) 경기에 컨디션을 맞춰놓고 있었다. 롯데전에 괜찮기도 했다”며 “한승혁은 본인 의사를 물어보고 불펜 대기를 할 수도 있는데 일요일(9일 대전 SSG전) 선발로 넘어간다. 나머지 선발들은 제 날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구원으로 시작한 한승주는 지난달 20일 대전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패전을 안았지만 4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준수했다. 그러나 이후 선발 기회가 없었다.
비 때문이었다. 25일 창원 NC전이 1회 우천 노게임 처리됐고, 29일 대전 KT전이 우천 취소됨에 따라 등판 순서가 밀렸다. 1~3선발 중심으로 등판 일정이 재조정되면서 선발 기회가 두 번 연속 날아갔다. 등판 간격이 길어지자 30일 대구 삼성전에 컨디션 점검차 9회 1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우천 취소 때문에 또 선발 기회가 불발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이 한승혁의 선발 순서를 다음으로 건너뛰면서 한승주의 날짜에 맞춰 선발로 유지했다. 롯데전에 강한 점도 고려됐다. 지난달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2회 구원등판,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올린 한승주는 올해 롯데전 3경기 무실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5이닝으로 표본이 크진 않지만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내용이 좋았다.
다만 아직 변수는 있다. 5일에도 오전까지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있다. 최 감독은 “한승주의 선발 날에 계속 비가 온다. 이번에도 비로 경기 못하면 그건 자기 복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만약 5일도 우천 취소되면 문동주, 리카드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넘어간다. 한승주로선 비가 오지 않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한편 한화는 이날 투수 장시환과 이충호를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전날(3일) 투수 남지민과 장지수가 내려간 자리를 채웠다. 최원호 감독은 “남지민은 제구가 왔다 갔다 하는데 퓨처스에서 선발로 규칙적으로 던질 필요가 있다. 장지수는 박준영과 함께 지난주 한 번도 못 나갔다. 타이트한 승부가 계속되다 보니 나갈 타이밍이 없었다. (퓨처스에서 선발로 던진) 박준영은 길게 쓸 수도 있어 장지수를 내려보내게 됐다. 상당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장지수는 지난주 1군 등록 후 5경기를 등판하지 못한 채 2군에 내려갔다.
장시환과 함께 좌완 이충호가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최 감독은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쓸 선수가 없다. 정우람도 좌타자한테만 스페셜로 쓸 투수는 아니다. 퓨처스에서 이충호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고 해서 올렸다”고 밝혔다. 팀 내 좌완 불펜이 정우람, 김범수 둘밖에 없는 상황에서 좌타자에 맞춰 짧게 쓸 투수가 필요했다. 이충호는 퓨처스리그 최근 10경기 1승3홀드 평균자책점 1.86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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