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할급 활약에 특급 팬서비스까지…29억 대구 사나이, 수원의 영웅이 되어간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7.03 06: 30

“끝까지 기다려주셨는데 얼마든지 해드려야죠.”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8번째 맞대결. KT 관계자에 따르면 KT가 극적인 7-6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며 많은 홈팬들이 귀가하지 않고 경기장에 남아 승리 주역들의 퇴근길을 기다렸고, KT 선수들이 일일이 사인 및 사진 요청에 응하며 기다림에 보답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이적생’ 김상수였다.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역전승에 기여한 그는 퇴근길에서 만난 팬들에게 무려 30분 동안 팬서비스를 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고 한다. 사인은 물론 사진 촬영 요청에도 힘든 내색 없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경기 후 팬서비스 중인 KT 김상수 / KT 위즈 제공

김상수는 지난해 11월 4년 총액 29억 원(계약금 8억, 연봉 15억, 옵션 6억)에 KT와 FA 계약했다. 지난 2019년 첫 FA 때 3년 총액 18억 원에 삼성에 잔류했던 그는 두 번째 FA를 맞아 이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경북고를 나와 2009년 신인드래프트서 삼성 1차 지명된 김상수는 지난해까지 삼성에서만 14년을 뛴 대구 원클럽맨이었다. 
KT 김상수 / OSEN DB
경기 후 팬서비스 중인 KT 김상수 / KT 위즈 제공
시즌이 절반 정도 흐른 현재 김상수 영입은 이른바 ‘혜자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삼성에서 에이징커브 논란에 시달렸던 김상수는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와 함께 67경기 타율 2할9푼8리 25타점 31득점 OPS .728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득점권타율이 3할9푼2리에 달하며, 테이블세터, 하위 타선를 가리지 않고 제 몫을 해내고 있다. KT의 6월 놀라운 반등에는 6월 월간 타율 3할1푼8리의 김상수의 공이 컸다. 
우승 유격수 심우준의 군 입대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던 KT. 그러나 왕조 유격수 김상수가 합류해 전임자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수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팀에 와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타격하는 클래스가 다르며, 다시 유격수 수비를 나가면서 예전 좋았을 때의 감각이 살아나는 모습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력에 특급 팬서비스까지 장착한 김상수는 KT 구단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KT는 모든 선수가 사인을 잘해준다”라며 “위즈파크 동선이 이전 대구 시민구장과 유사하게 많이 개방돼 있다. 그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기다려주시는데 얼마든지 팬서비스할 준비가 돼 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프로의 품격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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