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신형 엔진 배지환(24)의 부진 장기화에 현지 언론의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지금 흐름이라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할 경우 자칫 마이너리그 강등 1순위가 될 수 있다.
배지환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찬스 때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배지환은 0-6으로 뒤진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0-10으로 끌려가던 6회 무사 1루서 볼넷을 골라낸 뒤 잭 스윈스키의 2타점 적시타 때 추격의 득점을 올렸지만 2-11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다시 2루수 땅볼에 그쳤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이 범타로 물러난 뒤 스윈스키의 투런포, 투쿠피타 마카노의 2타점 3루타 등을 앞세워 대거 6점을 뽑았다. 이후 8-11로 추격한 8회 2사 2루서 다시 배지환의 차례가 찾아왔지만 배지환을 빼고 대타 로돌포 카스트로를 기용했다.
배지환은 아쉽게 경기를 마쳤고, 카스트로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경기 연속 안타에 실패한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2할4푼1리에서 2할3푼8리로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피츠버그 타선의 활력소였던 배지환은 보름 가까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 지난달 19일 밀워키 원정 3타수 무안타를 시작으로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까지 9경기 연속 침묵했다.
7월의 첫 날 밀워키전에서 대타로 나서 10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지만 선발로 복귀한 이튿날 무안타와 함께 득점권 찬스에서 대타 교체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배지환의 최근 12경기 타율은 3푼6리(28타수 1안타)로 상당히 저조하다.
배지환의 슬럼프 장기화에 미국 복수 언론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CBS스포츠는 지난 1일 배지환의 선발 제외 기사를 게재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 배지환은 지난 10경기서 2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벤치로 갈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팬 칼럼니스트 사이트 ‘팬사이디드’는 “타격 부진이 계속되며 장기인 스피드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최근 심판 판정에 분노해 퇴장도 당했지만 그 이후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이 없다”라고 배지환을 혹평했다.
타격 침체가 계속될 경우 마이너리그로 향할 수 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팬사이디드’는 “배지환은 지금 당장 파이어리츠 라인업에 있을 수 없다. 브라이언 레이놀즈, 최지만, 콜린 홀더맨 등이 복귀를 앞둔 상황에서 배지환이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로 향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닐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거듭된 부진으로 인해 한때 내셔널리그 도루 1위를 노렸던 배지환의 이 부문 순위 또한 4위(20개)로 내려앉은 상태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37개로 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24개, 스탈링 마르테(뉴욕 메츠)가 21개로 뒤를 따르고 있다. 배지환은 6월 17일 밀워키전 이후로 도루를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피츠버그 구단은 3일 밀워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배지환을 10일자 부상자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전날 8회 타격 도중 발 뒤꿈치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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