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나가는 공이 심상치 않았다. 굉장히 고민했지만..."
두산 이승엽 감독은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9회 위기 상황에서의 마무리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은 전날 경기 2-1로 진땀승을 거뒀다. 1회 양의지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선발 곽빈이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7~8회는 김명신이 안정적으로 틀어막았고 9회초 강승호의 쐐기포가 터지며 2-0으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런데 9회 마무리 홍건희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앞서 6월30일 경기에서 홍건희가 끝내기 패배를 당했는데 세이브를 위해 연투를 펼쳤지만 결과가 묘하게 흘러갔다. 1사 후 한동희 박승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유강남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2-1로 쫓겼다.
결국 이승엽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셋업맨 정철원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9회 마무리 투수의 자존심과 신뢰에 금이 가는 교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 이승엽 감독은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정철원은 폭투를 하기도 했지만 김민석 고승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
이승엽 감독은 "홍건희 선수가 전날 패배를 했고 연투였는데 맞아나가는 타구가 심상치 않았다.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투수코치와 얘기를 나눴는데 '바꿀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해서 바꾸자고 결정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홍건희의 멘탈도 신경써야 했지만 일단 승리가 우선순위였다. 이 감독은 "홍건희 선수의 심리와 앞으로 경기들을 봤을 때 놔두는 게 맞지만 놔둬서 만약 실패를 한다면 선수 본인이나 팀으로 봤을 때다 타격이 클 수 있었다"라면서 "정철원으로 바꿨는데 다행히 또 결과가 좋아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같다. 프로는 결과론이다. 결과가 잘못됐다면 또 바꿔서 잘못했따는 말이 나올 수 있었는데, 정철원 선수가 어제 경기는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총력전을 위해 3연투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한 이승엽 감독이었지만 일단 홍건희는 3연투 없이 휴식을 취한다. 이 감독은 "홍건희는 오늘 쉰다. 내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몸도 리프리시하고 마음적으로도 기분 전환을 해서 화요일부터 다시 위급한 상황에서 헌신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위닝시리즈에 도전하는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허경민(3루수) 김재환(좌익수) 양의지(포수)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로하스(지명타자) 양찬열(우익수) 이유찬(유격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