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죠.”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36)은 은퇴 고민을 접어두고 불혹에도 뛸 수 있는 날을 바라본다. 키움 구단 최초 다년계약 제안에 그의 현역 인생은 연장됐다.
키움은 지난달 28일 “내야수 이원석과 구단 최초로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1년으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을 보장하고, 옵션 충족 시 2026년까지 1년 자동 연장된다. 계약규모는 첫 해 연봉 4억 원, 이후부터 3억 원씩 최대 10억 원을 받는 조건이다.
이원석 본인은 물론이고 아내 포함 가족 모두 기뻐했다.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27일 저녁, 28일 곧바로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이원석은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기뻐서 잠도 잘 안 오더라. 나보다 아내가 더 기뻐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이원석이 FA자격을 재취득하려면 내년 시즌을 더 뛰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구단은 이원석과 일찌감치 다년계약을 맺어 최대 3년 더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원석은 2021시즌을 앞두고 당시 소속 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고 약 2개월 만에 인정을 받고 최대 3년 더 동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원석이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타선의 구심점 노릇을 해주고 있다. 평소 성실하고 솔선수범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인다.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해주며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이원석의 리더십과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고 다년계약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9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아 입단한 이후 두산, 삼성 등을 거쳐 키움맨이 된 이원석. 어느덧 은퇴 고민도 하게 된 30대 후반이 됐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적 직후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커졌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몸이 받혀주고 경쟁력이 되는 한 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했다. “금액을 떠나 기간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원석은 “(심적으로) 여유가 좀 생겼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빨리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덕아웃 리더로는 (이)정후와 (김)혜성이가 있기 때문에 그 친구들 뒤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힘든 부분을 밀어주는 몫을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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