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홈런 타자. 방망이만 잘 치는 게 아니다. 수비 능력도 일품. 한화 노시환이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기막힌 수비를 연출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장식할 만한 명품 수비였다.
삼성은 1회 선두 타자 김현준의 우전 안타로 무사 1루 기회를 잡았다. 안주형이 한화 선발 리카르토 산체스를 상대로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 3루수 노시환은 타구를 잡아 재빨리 2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잡아냈고 타자 주자 안주형까지 아웃됐다. 무사 1루 찬스는 순식간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뒤바뀌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김태형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노시환 선수가 안주형의 희생 번트를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7연승을 그냥 하는 게 아니다. 수비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이 나왔다. 노시환의 위치 선정이 워낙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칫 하면 산체스가 흔들릴 수 있었으나 노시환이 환상적인 수비를 연출하며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어냈다.
삼성은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호세 피렐라의 볼넷과 2루 도루 그리고 강민호의 중전 안타로 1점을 먼저 얻었다. 하지만 삼성의 승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화는 4회 2점, 5회 3점, 6회와 7회 1점, 8회 3점을 뽑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삼성은 9회 3점을 추격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노시환은 경기 후 "상대 타자가 번트를 댈 거라 100% 확신했다. 수비 코치님과 사인을 주고받았다. 무조건 1루 방향으로 (희생 번트를) 댈 거라 생각하고 투수가 던지지 전부터 1루 쪽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