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컨디션 난조였을까. LG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KBO리그 데뷔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플럿코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이닝 7안타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첫 패배다.
이날 플럿코의 패배는 1패 이상이 충격이다. 플럿코는 6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언터처블이었다. 32이닝을 던지며 5실점(3자책) 뿐이었는데, 7월 첫 등판에서 6월 5경기 실점과 같은 점수를 허용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은 플럿코가 부상이 아닌 사유로 5회 이전에 강판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9월 25일 인천 SSG전에서 경기 직전에 몸을 풀다가 등에 담이 걸려 1회 1타자만 상대(자동 고의4구)하고 부상으로 교체된 것을 제외하곤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또 플럿코의 5자책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이다. 이전까지 4자책이 최다였다. 플럿코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6에서 2.06으로 치솟았다.
1회 투구 수 단 5개로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2회는 2사 후 안타를 하나 맞았으나 실점없이 끝냈다. 3회도 1사 후 안타를 허용했으나 무실점을 이어갔다.
2-0으로 앞선 4회 와르르 무너졌다. 6타자 연속 안타를 맞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1사 후 최형우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것이 위기의 시작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됐다.
황대인에게 중전 적시타로 맞아 1점을 허용했다. 이어 류지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KIA는 한준수 타석에서 대타 고종욱을 내세웠다.
플럿코는 고종욱에게 1루 선상을 빠져나가는 2타점 2루타를 맞아 3-2 역전을 허용했다. 1사 2,3루에서 박찬호의 2루수 옆 내야 안타로 한 점 더 허용했고, 최원준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5-2까지 벌어졌다.
5회초, LG는 투구 수 82개의 플럿코를 내리고 오석주로 투수를 교체했다. LG 타선은 KIA 임시 선발 김건국 상대로 3회 2점을 뽑았으나, 이후 KIA 불펜 상대로는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쳐 3-5로 패배했다.
플럿코는 지난해부터 KIA전 통산 성적은 6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06으로 천적 관계였는데, 이날은 4회 집중타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이날 잠실구장은 오후 7시에도 30도가 넘는 폭염이었다.
플럿코 올 시즌 15경기에서 10승 무패였다. 플럿코가 선발 등판한 15경기 경기에서 LG는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승률 100%였는데, 이날 16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했고 LG도 플럿코 선발 등판 시 승률 100%가 깨졌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에이스 투수와 상대 대체 선발 투수의 대결에 부담을 느꼈다. 그는 "야구는 모른다. (우리가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 이길 확률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경기가) 꼬이면 어이없는 투수전이 될 수 있다. (우리 타자들이) 타이트하게 시작해야 된다"고 경계했다.
선발 투수가 필승 카드였는데, 한 순간에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줬다. 2일 LG 선발 투수는 이정용이다. 시즌 도중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해 2번째 등판, 아직 투구 수가 부족해 불펜 데이로 운영해야 한다. KIA 선발은 외국인 투수 앤더슨이다. 선발 매치업에서 1일과는 정반대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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