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150m 초대형 홈런포에 지켜본 모든 이들이 감탄했다. 오타니 본인도 입을 벌릴 만큼 놀라운 타구였다.
오타니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2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시즌 30호 홈런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을 3할1푼(316타수 98안타)로 끌어올렸다.
팀이 0-5로 뒤진 6회 선두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애리조나 좌완 선발 토미 헨리의 2구째 한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받야쳤다. 완벽한 타이밍에 맞힌 타구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우측 담장 밖으로 까마득하게 갔다. 오타니도 오른손을 들면서 일찌감치 홈런을 확신했다.
MLB.com에 따르면 타구 속도 115.1마일(185.2km) 총알 타구로 비거리는 493피트(150.3m)에 달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거리 홈런. 오타니 개인적으로도 빅리그 데뷔 후 최장거리 홈런으로 지난 2021년 470피트(143.3m) 기록을 넘었다.
지난 2015년 스탯캐스트 측정 이후 리그에서 13번째로 멀리 날아간 홈런이었다. 에인절스타디움 구장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홈런으로 지난해 10월6일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의 490피트(149.4m)를 넘어 에인절스 선수 중에서도 역대 최장거리 기록을 썼다. 어마어마한 홈런 타구 속도와 비거리에 모두가 경악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과거에 500피트 홈런을 친 선수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런 타구를 직접 볼 일은 없을 줄 알았다. 이렇게 멀리 날아간 타구는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이었던 투수 그리핀 캐닝은 “2002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본 배리 본즈의 홈런이 떠올랐다”며 전성기 본즈가 연상됐다고 했다.
본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지난 2002년 10월21일 에인절스타디움(당시 에디슨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9-11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인절스 마무리투수 트로이 퍼시벌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는데 우측 관중석 상단으로 훌쩍 넘어갔다. 추정 비거리 485피트(147.8m). 그 당시 아주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대형 홈런이었는데 이날 오타니의 홈런은 전성기 본즈보다 더 멀리 날아갔다.
현지시간으로 6월의 마지막 날까지 홈런으로 피날레한 오타니는 6월에만 27경기에서 15홈런을 폭발했다. 1930년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1934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밥 존슨, 1961년 양키스 로저 매리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6월 월간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아울러 오타니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2021년 46홈런, 지난해 34홈런에 이어 올해도 30홈런을 넘겼다. 산술적으로 현재 58홈런 페이스인데 60홈런도 노려볼 만하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24개)와 격차도 6개로 벌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홈런왕을 향햔 독주를 이어갔다. /waw@osen.co.kr